민선자치시대에 들어서면서 농촌지역의 각 지자체마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따른 지역 인재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 방법은 지자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전북 순창군의 인재숙을 시작으로 자치단체마다 이와 유사한 공립 학원형태의 기관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대도시인 대구광역시와 인접하고 있는 고령군의 경우에도 학생들의 역외유출은 심각하게 진행되어 왔다.
적잖은 지역주민들이 자녀의 교육문제로 대도시로 떠나는 현상이 계속되어온 것이다.
이 같은 지역 인재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고령군에는 지난 2003년 10월 100억원의 교육발전기금 모금을 목표로 자치단체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령군교육발전위원회(이하 교발위)를 설립해 운영에 들어갔으며, 기금 모금은 매년 고령군에서 약 10억원을 출연하고, 군민이나 출향인 등을 대상으로 모금에 들어갔다.
그러나 법인 설립 첫해인 2003년에는 군 출연금을 제외한 일반 모금이 2억6,600만원이었던 것이, 2004년 2,300만원, 2005년 4,000만원, 2009년 8,400만원 등 일반인들의 기금 모금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반면 최근 들어 자치단체장이 기금 모금에 관심을 보이면서 지난 2010년에는 1억1,300만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5억5,600만원의 일반인 기금이 모여 교발위 설립 이후 최고 모금액을 기록하면서 다시 기금조성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발위는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대가야교육원이라는 공공기관 운영 형식의 학원을 설립, 지난2006년 3월부터 관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대가야교육원 설립 초창기에는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고령에서도 교육계 등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시험을 통해 선발한 성적이 우수한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예산을 투자하는 것은 교육의 평등권에 어긋난다는 전교조 등의 반발에 부닥쳐 적잖은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교육원 정착 후
              학생 유출 급격히 감소

이 같은 갈등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고령군에서는 각 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 예.체능 우수학생 장학금 지급, 불우가정 장학생 선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내 학생들이 고루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대가야교육원 운영은 교육원 입학을 위한 시험으로 인한 학생들간 경쟁이 이루어져 학생들의 전체적인 성적향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고령군은 초등학교 3개 과목에서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7위, 중학교는 5개 과목 23개 시.군 중 1위의 성적을 나타냈다.
또 중학생의 관내 일반계고 진학률에서도 교육원 운영 전과 후의 차이가 확연해졌다.
교육원이 운영되기 이전인 지난 2005년 중학생의 관내 진학률이 87%이었던 것이, 2009년부터는 99%를 기록하고 있다.
우수대학 진학률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09년까지 관내에서 서울대생은 배출했지만 우수 사립대 진학생이 없어 상위권과 중하위권을 잇는 고리가 끊어져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10년부터 서울대 진학생과 함께 고려대 등 서울지역 사립 명문대 진학이 시작되더니 2012학년도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다양한 국공립 및 사립 명문대 진출이 본격 시작됐으며, 이로 인한 학생유출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고교 진학생이 유입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교육원 입학을 위한
                      과열 경쟁 일어나

이 같이 교육원 운영 이후 지역교육에 많은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반면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부모들간 자녀의 교육원 입학을 위한 과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원생은 다음 선발시험에 다시 합격하기 위해서, 탈락생은 다음에 합격하기 위해서 과외가 성행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교육원 시험에 탈락했다 올해 합격한 자녀를 두고 있다는 관내 한 학부모는 “자녀가 교육원생이냐 아니냐가 관내 학부모들의 자존심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면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입사하는 교육원이 일부에서는 오히려 사교육 증가를 부추기는 작용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역교육의 꾸준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감소시킬 새로운 방안도 함께 도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