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 둔 탓인지, 늘 해오던 연례행사인지 주말이면 각종 행사가 관내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고 열리고 있다.
모두 나름대로의 취지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우의를 돈독히 하는 자리라고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많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런 저런 이름으로 만들어진 자생단체가 워낙 많다보니 한집 건너 한사람이 회장님이고 주변에 회장님이 넘쳐나고 있다.
행사장에 가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직함만 다를 뿐 행사의 내용이나 행태는 다들 비슷하게 그들만의 잔치가 반복되고 있다.
일부 단체는 등록을 하고는 은근히 군에 지원을 기대하는 등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물론 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봉사하는 단체가 많아지고는 있지만 일부 단체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권에 개입해 물의를 빚거나 단체내부의 ‘자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불협화음은 부정적인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일부 자생단체들의 ‘정리’의 필요성도 제기하는 여론도 그래서 일어나고 있다.
아직 가을 수확의 기쁨도 누리지 못한 체 여기저기 불려 다녀야 하는 사람에서부터 내년 표밭갈이 해야 하는 후보들까지도 마음만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나마 현직 정치인들은 당당하게 초대를 받지만 출마를 꿈꾸는 후보들은 여기저기 눈치를 봐야하는 어려움도 있는 게 현실이다. 한편 전국 244개 광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51곳(20%)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적발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가운데 경북에서도 9개의 시.군이 적발돼 선거관리위원회 선거법 준수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같은 애매한 시기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했다.
지역 일꾼을 꿈꾼다면 유권자의 수준보다는 더 높은 가치의 도덕적 양심을 지녀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또, 올해는 교육청까지도 지난 12일 대가야고에서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순수한 행사 의도를 폄훼하고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도교육감 참석이라는 미명하에 학교별로 참석 인원을 할당하고 학부모들을 강제로 동원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앞으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목적이 아무리 순수해도 과정이 깨끗하고 투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배웠다. 그것도 학교에서, 무엇보다 8개월 남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공직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혈세를 진중(眞重)하고 엄정하게 쓰고 떳떳한 마음으로 공직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나랏돈도 내 돈 이상으로 소중하게 다뤄야 하는 것은 공무원의 일차적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