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입이 있는 사람들은 여러 날을 떠들어 보지만 실제 대구 경북에는 참으로 희한한 선거풍토가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위원장의 후광만 업으면 언제 누구를 공천하든 쉽게 당선이 가능한 지역으로 전락해 온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따라서 새누리당에 대한 묻지마 투표, 정치적 다양성의 위기를 지적하는 사람들과 오히려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까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특별한 공약도,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오로지 새누리당 텃밭이라는 미명하에 잡아둔 물고기 마냥 기다렸다는 듯이 우르르 특정정당에 도장 찍으러 가는 꼴이 유권자에겐 익숙하게 되었다.
따라서 후보 입장에서도 특별한 선거 전략을 세우기보다 두리뭉실한 공약으로 말조심, 몸조심으로 일관하는 세태까지 생겼다.
50년대 무지몽매한 시절의 선거판 보다 못한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 중론(重論)이다.
또한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조차도 무소속으로 당선만 되면 복당 운운하고 있으니 일당 독점체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고질적이고 비정상적인 정치구조를 두고 미래를 논하고 견제와 균형의 정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번 총선은 정책과 공약은 아예 사라지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자신이 최적임자라는 대선 전초전의 성격이 짙었다.
그래서 박근혜대통령 선거운동원 뽑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범 보수 결집의 정권을 만드는데 대구경북이 그 선두에 서야 한다고 밝히는 후보들까지도 생겼다.
낙하산 공천, 돌려막기 공천이라고 들끊던 민심도 박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잠잠해지는 사실이 우리 유권자가 봉인지  아니면 표 찍어 주는 일꾼인지도 의문이다.
야권도 대구경북을 아예 왕따 지역으로 분류해 놓았는지, 지도부의 유세 방문조차도 하지 않았다.
 이런 사태가 결코 옳은 일은 아니다. 대구경북의 경쟁력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우리 유권자의 성숙된 정치문화와 처방이 필요하다.
오로지 바람따라 이념따라 독점정당의 들러리로 전락해 정치고립의 지역으로 되어서는 지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지금부터라도 지방의회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고 지역의 참신한 일꾼을 의회로 진출시키는 상향식 공천을 관철시켜야 한다.
낙하산에 호적등본 하나 들고 오는 사람에게 “ 여기 와서 찍어라.” 하면 우르르 도장 찍는 일은 이번 한번으로 족하다.
이젠 끝내야 할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착한 유권자가 연거푸 뽑아줘도 지 잘난 덕에 됐는 줄 알고 아직도 목에 힘주고 다니는 선량(選良)들이 허다하다.
당선만 되면 그 길로 서울에 둥지 틀고 지방의원이나 지방 자치단체장에게 전화로 지역구 통솔해도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다.
앞날이 불안해 그저 황송하게 받들어 모시는 지방의원들의 모습만 처량할 뿐이다.
이 사람들을 과연 우리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할 의원들인지 깊이 새겨 보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