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농민이나  소비자 모두가 걱정이 앞서고 있다.
지난여름의 폭염과 가뭄을 함께 겪으면서 산지 농산물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배추의 포기당 가격은 평균 5천~8천원으로, 지난해 대비 60%이상 올랐는가 하면 출하를 앞둔 고추의 수매 가격은 전년 대비 40%이상 폭락해 농민들의 신음은 커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으면서 추석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으로 남해안과 동해안에 적조현상까지 겹치면서 수산물 수급에까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올 추석 차례상 준비에 바쁜 주부들의 고민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새정부 들어 국정 최우선 과제로 밝힌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대책”이 별반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피해자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추석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농축수산물 등 31개 추석 성수품 물가에 대해 집중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농축수산물 15개 품목과 개인서비스 6개, 생필품 10개 품목을 특별점검 대상으로 삼고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적으로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성수품 공급물량을 평소보다 1.5배 늘리는가 하면 직거래장터와 특판장을 열어 시중 가격보다 10~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서민물가를 적극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산물 가격 상승을 다단계 고비용 유통구조의 문제라는 지적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실제로 영세 소농구조와 농촌의 고령화,다품목 생산, 계절적 수요집중 등 산지부터 도매시장, 중간상인, 소매점 등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암묵적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월 기존 도매시장에 정가매매와 수의거래 제도를 도입, 농산물 가격 변동폭을 최소화해 농민과 소비자 모두 가격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농민은 최대 5% 더 받고, 소비자는 10% 저렴하게 농산물을 구입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최근 배추 소비자 가격 폭등과 고추 수매 가격 폭락으로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안이한 상황 인식과 똑같은 대책이 반복되고 있어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반발을 사고 있다.
더구나 추석 성수품 수요는 가격변화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추석물가가 들썩이면  저소득층일수록 부담이 더욱 크다는 특수성을 갖고 있기에 가격안정이 더욱 절실한 과제이다. 
특히 시장 물가의 흐름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물가지표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따뜻하고 즐거운 명절을 준비하는 정겨운 초가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넉넉하고 풍성한 추석이 되기 위해서도 관내의 전통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어려운 이웃들도 함께 보듬어 줄 수 있는 알뜰한 주부의 발품과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