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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잇기
손 원 수필가  |  webmaster@gory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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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04  15: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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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은 생을 보다 즐겁고 값지게 한다. 인연은 만남에서 이뤄진다. 첫 만남 이후 지속되는 교류가 있을 때 진정한 인연이다. 사회인의 일반적인 교류는 각종 모임이다. 개별적 만남은 쉽지 않다. 반면에 여럿의 모임은 비교적 쉽고 자연스럽다. 모임에는 회장과 총무가 있어서 모임을 주선하기 때문이다. 
일반회원은 연락을 받고 참석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너덧 개의 모임에 나가기도 한다.단체모임의 종류도 다양하다. 향우회, 동창회, 동호회는 기본이고 직장, 친족 등 많은 모임이 있어 가입을 권유받는다. 
그렇다고 권유받은 모임에 모두 가입하기는 무리여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모임의 성격, 자신과의 관계, 지속가능성 등을 감안한다. 
참여에 무리가 없도록 적정 수의 모임을 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입 여부는 전적으로 자신이 결정할 문제다. 
어떤 모임은 자격이 특정되고, 반대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가입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일 경우 가입하지 않는다면 알게 모르게 타인의 질타가 두렵고 늘 마음에 걸린다. 후자일 경우가 바람직하다. 
자신이 선호하는 모임이기에 만족도가 높다.다녔던 직장의 퇴직자 동우회가 있다. 회원 수가 수백 명으로 규모도 크다. 비교적 소액의 연회비만 내면 회원자격이 유지된다.
퇴직 2년 차에 지인의 권유로 가입했다. 동우회 소유의 건물에 사무소를 두고 있어 기반을 다진 모임이다. 수시로 모임의 행사나 경조사가 공지된다. 
그간 연초의 총회에만 나갔고, 일부 지인의 경조사 정도만 챙기는 부담 없는 모임이다. 반평생 젊음을 보낸 직장이기에 회원가입은 나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생각에 회원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회원 수는 생각보다 적다. 
]퇴직하고 생존한 회원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회원 수첩을 살펴보면 동년배의 퇴직자 상당수가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빠진 동료의 회원가입을 독려 해 보기도 했다. 미가입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오랜 세월 지친 직장생활이 연상될까 봐, 지난날 자신을 호령하던 선배가 싫어서, 직급 차이의 자격지심 등이었다.  동우회에는 수많은 인연이 있다. 노년에 다소 껄끄럽다고 인연을 끊고 살 것인가?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회원가입 촉진 움직임이 있었다. 청년봉사단을 결성해 젊은 회원영입을 촉진하고자 함이었다. 퇴직 10년 이내의 젊은 층 회원 수가 턱 없이 적어 동우회 미래가 우려스럽기 때문이었다. 
선배들은 수십 년간 회를 잘 운영해 왔다. 3층 건물을 보유하고 있고, 몸담았던 기관으로부터도 매년 상당한 지원을 받는 등 탄탄한 단체다. 
소액의 연회비만 납부해도 회원 자격이 유지된다. 가끔 문화탐방, 장보기 행사, 봉사활동 참여와 회원 경조사가 공지된다. 동우회는 많은 인연과의 만남이 있고,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 매개체다. 나이 차가 나기에 끼리끼리 마주하면 되고 선배들에게는 예의를 조금 갖추면 된다. 이 모임은 과거 직장생활 때와는 사뭇 다르다. 아무도 군림하지 않고 배려심 가득한 모임이다. 와 보지도 않고 지레 회피하기에 안타깝다.  지인 간 경조사를 알리고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인연을 이어가는 좋은 방법이다. 평소 교류가 있었던 지인이라면 반드시 경조사를 알려야겠지만, 평소 교류가 없더라도 마음에 두고 있는 지인이라면 알리는 것이 좋겠다.
비록 평소 교류가 없었더라도 경조사를 계기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평소 잊고 있다가 갑자기 경조사 알림이 온다면 생각이 엇갈릴 수 있다. 그간 자신을 잊지 않고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고마움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잊고 지내는 사이에 진정성이 의심되기도 한다. 오직 축 부의금을 노린 얄팍한 계산으로 오해받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함이 현명할까? 마음을 넓게 가진 보편적인 사고면 된다. 상대방이 경조사를 계기로 지속 가능한 관계인가와 적어도 늘 마음에 지니고 있을 울타리 인가의 여부다.  나이 들어 노년기에 새로운 인연을 맺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과거의 인연을 찾아 이어가기도 머쓱하다.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 보면 답이 나온다. 복잡해할 것 없다. 보다 쉬운 인연부터 챙겨보는 것이다. 지인으로서 자신이 다가간다면 살갑게 맞이할 사람이면 된다. 그러한 지인은 모임에 나가면 쉽게 접할 수 있다. 좋은 인연은 넉넉한 자산을 갖는 것과 같다. 좋은 인연은 삶을 의미 있고 풍요롭게 한다.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한 축복은 만들어가야 한다. 
좋은 인연은 돈으로 살 수도 없다. 오랜 기간 끈기와 관심으로 소통해야만 가능하다. 누구나 스쳐온 많은 인연이 있다. 좋은 인연은 구슬을 꿰듯 하면 행복할 수 있다.만나서 밥 한 끼 하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그러기도 쉽지 않다. SNS(Social Network Service) 시대인 만큼, 가끔 글 한 줄 주고받는 방법도 괜찮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소통이 되고, 교류가 이어진다. 조그마한 관심이면 된다. 우리의 인간관계가 더욱 윤택해지고 행복해진다. 그것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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