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힘으로 지난 15일 0시를 기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되었다.
협상과 재협상을 반복하기도 4여년이 더 걸렸다.
참으로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온 나라를 뒤흔드는 광우병 파동과 이해 당사자들의 반대와 무효화 시위를 겪으면서도 결국은 유럽연합(EU)에 이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아직도 폐기와 재협상을 통한 반대세력들의 거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범야권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한다면 한.미 FTA의 앞날에도 어떤 이변(異變)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는 없다.
경제규모가 거의 세계 10위권 안에 맴돌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냥 앉아서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내수시장에 목을 맬 수는 없는 실정이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경제영토를 넓히자는데 실은 반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로 인한 피해 당사자들의 확고한 대책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일 수만 있다면 새로운 도전에 기꺼이 부딪혀야 하는게 또한 사실이다.
한.미 FTA 발효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대부분 품목에 대한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따라서 경쟁력 기반이 허약한 농어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과 경쟁력 강화 방안은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가격에도 적극 반영되도록 수입물량에 대한 철저한 수급조절과 유통단계 축소에도 정부는 힘써야 한다.
한편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경북농업을 한.미 FTA 최대 피해지로 인식하고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어업인 자녀 대학 무상교육, 후계농업인 병역대체 복무제 도입 등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하고 농가 대출이자 3% 중 2%를 이차보전해 농어업인의 부담을 덜어주고, 과수.축산농가를 위한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한편 농식품 수출을 위한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농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될지 생색만 즐비한 일회성 구호에 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예산확보의 어려움과 산업간 지나친 불공정과 형평성에 논란의 불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없이 쏟아진 농어촌 지원책이 일부 특정 농민층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로 국고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따라서 고령군도 한.미 FTA로 인한 피해 대책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추진하고, 최근 전남에서 불거진 일명 다방농민(농부가 농사는 열심히 하지 않고 다방에 모여 앉아 공무원과 어울려 정부 지원금을 타낼 궁리를 하는 농민)의 폐해에 우리 공무원들의 진중함도 요구된다.
한.미 FTA를 두고 그간의 논란은 이제 뒤로 하고 그 과실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기를 기대하면서 특히 최대 피해자인 우리 농민과 축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노고에 나라의 정책과 군정(郡政)의 따뜻한 온기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