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여야의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애초 새누리당은 인적쇄신,공천혁명을 다짐하고 새롭고 변화된 당의 모습을 국민에게 선보이고자 고군분투 했지만 역시나 내부의 반발과 파열음만 나오고 있어 당의 과반수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참신한 인물의 영입보다는 4년 전 친이계 공천학살의 보복성에 버금가는 계파공천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터에 친이계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줄을 잇는다면 앞으로 새누리당이 목표로 하는 대선가도의 승리에도 크나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4년전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고 했다.
또한 측근 친박계 인사들에게는 “살아서 돌아오라”고 하면서 은근히 무소속 출마를 권유했던 당시의 상황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기에   4년 전의 감정적 보복성이 짙게 나타나는 공천작업이 그래서 우려스러운 것이다.
도로 한나라당이라는 비웃음을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박위원장의 사심이 들어가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가 우선되어야 한다.
현역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후보들의 작태 또한 꼴불견이다.
상대 예비후보의 비방은 물론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전과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공천심사부터 이런 추태를 봐야 하는 국민들로선 정치인 불신의 단초가 될 수밖에 없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은 지역여론을 무시한 밀실공천이며 계파공천이라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하는 등 새누리당의 내홍(內訌)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사정은 더욱 가관이다.
극좌파 미니정당인 통합진보당과의 총선연대에는 합의를 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첩첩 산중이다.
5년 전 자신들이 추진했던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건설을 이제는 반대를 해야 하는 처지에 심각한 자기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한 석이라도 더 얻어야 하는 진보당의 절박한 구애에 중요한 국책마저도 내 던지고 오로지 총선 승리만을 위해 무책임한 작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익이야 어찌 됐건 야권연대를 통해 총선과 대선승리에, 집권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확신에 오히려 지지율마저 추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여야는 소모적 공천 후유증을 줄이는데 힘써야 한다.
더구나 대구.경북을 텃밭으로 여기며 그동안 안락한 기득권에 안주했던 정치인들부터 통큰 양보가 필요하다.
절대적 권위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소아병적인 정치행위도 이젠 내려놓아야 한다.
국민과 함께, 국민중심의, 국민과의 약속에서 시작하는 생활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성 정당들도 국민에게 감동정치를 행사하지 못한다면 당의 앞날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달콤한 공약에 넘어 갈 유권자도 이젠 없다.
무료급식, 무상의료, 반값등록금, 결국 우리의 세금이다.
나랏돈으로 돌려막기하는 정치인의 유혹에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총선과 대선을 이유로 유권자를 동원, 세를 과시하는 정략적 움직임에 휩쓸리는 유권자가 나와서도 안된다.
지역실정을 잘 파악하고 군민과 잘 소통 할 수 있는 최선의 후보를 우리는 잘 골라야 한다.
설사 국민을 감동시키는 공천은 아니라 해도 최소한의 객관성과 공정성은 유지해야 하는게 나랏돈 쓰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의 기본적 예의가 아니겠는가.
행정부를 견제한답시고 국민세금만 축내는 의원들은 이번에는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옷이나 구두는 치수에 따라 내게 맞는 것을 고르면 되지만 32억원짜리 국회의원 고르기는 사실 어렵다.
더구나 아름다운 장미꽃은 가시가 있어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유권자의 매서운 심판이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