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한때 베스트셀러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책의 제목이다. 무게가 무려 3톤이 넘는 거대한 몸집의 범고래가 관중들 앞에서 멋진 묘기를 펼쳐 보일 수 있는 까닭은 고래에 대한 조련사의 칭찬 때문이라는 것이다. 칭찬이 지닌 긍정적인 힘을 역설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칭찬이 도리어 당자를 옥죄는 굴레가 되기도 한다. 칭찬받은 사람은 항시 그 말대로 행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를테면 상賞만 해도 그렇다. 상을 주는 것은 더욱 분발하게 만드는 심리적인 자극제를 투여하는 일일 터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의 올무를 씌우는 일이기도 하다. 칭찬과 격려의 뜻으로 주는 상이 오히려 그의 삶에서 행동반경을 제한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다. 보통사람이 하면 그냥 넘어갈 일도 그에게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그런 상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조그마한 잘못에도 일쑤 손가락질이 돌아온다. “그가 그럴 리가 없지”, 이 한마디가 그에게는 극심한 정신적 압박감으로 작용하게 된다. 칭찬을 하는 이한테는 은근히 그에 상응하는 기대치가 깔려 있게 마련이다. 칭찬받는 당자로선 거기에 부응하려다 보면 늘 마음이 쫓기게 돼 있다. 깜냥은 까짓것인데 기대 수준이 높다 보니 멀쩡한 사람을 그르치게 만들 개연성이 다분하다. 
칭찬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칭찬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닐 게다. 칭찬도 칭찬 나름이다. 그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일 때에나 약이 될 따름이다. 우리 속담에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능력이 되지 않는 아이에게, 격려한답시고 “너는 할 수 있어. 너는 충분히 해내고야 말 거야.”라고 추어올린다면, 그 말 때문에 아이는 더욱 움츠러들지도 모른다. 이때의 칭찬은 그 아이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사지死地로 내모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연전에 효행상을 탄 지인이 있다. 어느 날 그가 내게 긴 한숨을 내쉬며 고백했었다, 차라리 그 상 안 받았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고. 그는 효행상을 받은 이후로 언제나 주변의 시선에서 스스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마음의 옥죄임을 호소했다. 따지고 보면, 결과적으로 그에게 주어진 효행상이 그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같이 글 쓰는 사람에게는 누군가 해 주는,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이 늘 강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좋은 작품을 써서 이름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욕심이 찰거머리가 돼 마음을 옥죄기 때문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래를 힘들게도 한다. 이로 미루어 살피면, 세상 모든 일에서 빛과 그림자는 동전의 양면처럼 항시 붙어 다니는 것인가 보다.
생각 없이 내뱉는 칭찬은 결코 칭찬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약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독毒으로 작용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