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가 사법리스크로 곤경(내 판단)에 처해 있어도 겉으로는 몰염치의 당당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그의 호위무사들은 줄곧 검찰이 야당대표를 법정에 세우겠다고 없는 죄 조작하는, 초유의 사태라 공격한다. 이에 반해 여당은 개인(당대표) 비리를 두고 당이 총동원(우루루)해 마치 ‘개선장군 환송’을 보는 것 또한 초유라고 역공한다. 사리분별은 아예 없고 상대 흠집만 찾는, 항상 대척점에 섰던 두 세력이니 당연지사…? 
지금 여당은 당권을 두고 진흙탕싸움 아수라장이고 야당은 당대표 방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보는 국민은 여야는 당리당략에 매몰돼 있으며 당원(국회의원 등)은 ‘이름 팔이’에만 혈안이 돼 있어 ‘국익 최우선’은 실종된 지 오래라며, 정치권을 질타한다. 정권 찾은 여당 대표 선출 과정을 보면 기대가 실망으로 뒤집어졌다. 역시 이게 ‘정치 생리’인가 보다. 여러 정부에서 사안에 따라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한 것이 여러 번이었지만 지금처럼 눈살  찌푸린 적은 없었다. 이거야말로 초유의 사태다. 
모처럼 희소식이 들려온다. 종내는 어찌될지 모르지만 일단은 찬성하고자 한다. 국회 여야는 ‘초당적 의원 모임’을 결성하고 극단의 분열 정치를 혁파하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양당 협치 없는 대결로 국정 표류는 물론 나라도 망할 판이라 보다 못해 나섰다 한다. 지금 현안으로 떠오르는 선거제도 개편으로 시작해 국정 전반을 개혁하겠다는 깃발을 내걸었다. 그 중에 세비 포함 불체포·면책 등의 50여 가지 특권도 포함해 정말 ‘나라 걱정하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 지금까지는 명망 원로 지성인들이 나라 위한 ‘참소리’를 냈지만 이른바 주류세력에 가려 희석돼버리고 만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제는 제발 개혁과 혁파를 단행해 진정한 소아(小我)를 버리고 지성의 목소리를 경청, 혁신해 명실상부한 선진국 반열에 들길 바란다. 
그런데 같은 날 신문은 ‘친문 포럼’이 출범한다고 예고하더니, 그 정부 때 요직을 점했던 이들이 정책연구포럼인 ‘사의재(四宜齋)’를 꾸린다는 거다. 앞으로 제발 ‘처럼회’와의 연계는 되지 말길 바란다. 하지만 뭔가 의도가 있을 것만 같은 것은 부인할 길이 없다. 조선시대 경세가인 다산 정약용의 ‘사의재’를 차용한 거라 했으니 제발 왕정시대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개인이 아닌 공공재의 ‘제2의정약용(포럼)’이 돼 집단지성으로의 성공을 빌며, 시대의 향도(嚮導)가 됐다고, 역사적 평가 받길 희망한다. 생뚱맞지만 그 포럼이 다산이 추구한 수기치인, 경세제민 등을 섭렵(涉獵)했으면 더욱 좋겠다. 금상첨화이겠다. 벌써 나오는 소린 현 정부 비판이 먼저이니 글쎄…?
사의재는, 정약용이 유배를 가다 날이 저물어 쉴 자리 찾는데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을 때, 어느 허름한 집에 들렀더니 융숭한 대접을 받고 다음 날 떠나면서 그 집에 붙여준 당호(堂號)다. ‘생각은 맑게, 용모는 단정하게, 말은 적게, 행동은 무겁게’의 ‘네 가지를 올바로 행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의 사의재인데, 단연코 다산의 행적과 위훈(偉勳)에 누도 끼치지 말고 폄훼 되는 결과도 초래하지 말라고 촉구한다.
 국익은 남의 일 오로지 사리사욕[내 정치길]에만 사활 거는, 소탐대실을 범하지 말라는 말이다. 
  어쨌거나 지난 민주당 정부의 정책성과를 평가, 성찰함으로써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집권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는 게 창립 핵심 배경이라 한다. 또 집권···? 20년 집권 큰소리 쳤지만 지난 5년도 지겨웠다. 솔직히 말해 드러낼 게 뭐 있나. 차라리 김대중과 노무현 때는 실책도 좀 있었지만 성과도 있었다. 반면 문 정부는 그도 찾기 어려웠다. 탈원전, 부동산, 연금은 물론 KO패 당한 소득주도성장과 ‘문케어’는 재정만 더 적자로 만들었다. 극성 지지자들 말고 국민들이 더 잘 안다.
  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공대도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데 한전공대를 강의실도 없이 학생모집부터 하는, ‘선무당 칼춤’을 연출했다. 덜된 밥 퍼 먹자는 꼴이다. 발전 자회사들이 전력을 외상으로 구입해 요금 받아 처리하는(한전채 발행), 이거야말로 전대미문이다. 가뜩이나 부채에 허덕이는 한전에 빚만 덮어씌웠다. 제발 아전인수, 자화자찬 하지 말고 실패한 정책이었다고 솔직히 고백하라. 성찰? 정 그러면 실책으로의 성찰을 먼저하고 다음 각성하라. 시인 윤동주(尹東柱)가 쓴 ‘참회록’을 읽고 거울에 비친 자신 얼굴을 보라! 그게 순서다. 당시까지만 해도 나라 빚이 600조까지는 괜찮다고 호언했지만 맘놓고 펑펑 쓰다 1천조를 훌쩍 넘기지 않았나 말이다. 
  얼마 전 한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그때 나온 판결문의 핵심은, 피의사실이 ‘적극적 거짓말이 아니라 소극적 거짓말’이니 무죄라는 거였다. ‘적극적, 소극적···’이 법어(法語)인지 법언(法諺)인지 내 식견으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법어는 ‘법이 정한 말’이고 법언은 ‘항간에 떠도는 말’ 정도만 아는 내게는 아연할 뿐이다. 나는 이럴 때 ‘솔로몬의 지혜’라 했더니 신문은 ‘솔로몬 재판’이라고 긍정 반 부정 반으로, 평가도 갈렷다. 이럴 땐 국문학자를 소환(?)해야 하나.
  보통시민이 봐도 이현령비현령 말고는 이해할 길이 없었다. 그때 찬·반 동수였는데 ‘소극적···’을 내세워 무죄를 확정 판결한 것이다. 적극 소극 불문, 거짓말 한 것은 분명한데 이게 어찌 정의와 공정 판결인지 나 같은 소시민은 어리빙빙이다. 아예 구차하게 ‘적극 소극’을 끌어다 대지 말고 소신 판결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판결이라면 선량한 국민의 방호막은 어디이며 누굴 믿어야 하나. 폭풍우 만난 선장(船長-거물 정치인) 하나 살리려는 최종심 판결이라 할 수밖에 없다. 다수결 원칙! 이른바 ‘궁즉통(窮則通)’의 판결이니 이런 애매모호함을 막기 위해, 차라리 아주 폐해버리라는 말이다. 
  ‘아내를 사랑하자니 애인이 울고, 애인을 사랑하자니 아내가 우는’ 격인가. 한 정치인의 정치생명과, 정의·공정을 두고 고뇌하다가 정치인 살리기로 맘을 굳힌 모양새···? 대법원 앞에 선 정의·공정의 상징 천평칭(天平秤)이 무색하지 않을까. 나의 이 우려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건가? 
  지금 그 무죄 받은 정치인이 이른바 사법리스크로 본인은 태연자약을 가장해 당당함을 흘리지만 속내도 정말 그런지 모르겠다. 얼마 전엔 곤혹스런 기자 질문(쫄고 있는···)을 받곤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쉿···’을 연출했다. 그의 체신으로는 저급하고 경박(輕薄)한 제스춰였으며 위기를 희화화로 뭉개려는, 평소 그가 지닌 특기의 전형이었다. 사안이 코믹할 때 나오는 경쾌한 웃음이 아니라 비아냥의 폭소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들 인생살이, ‘웃음’의 함의는 다양하다. 기뻐서 나오는 희소(喜笑), 비웃음의 조소(嘲笑), 입 크게 벌리는 홍소(哄笑), 갑자기 툭 터져 나오는 폭소, 어이없을 때의 실소 등이 있다. 야당대표가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을 두고 ‘내의 하나 사 입은 것밖에···’라 했을 때 참모들과 함께 폭소가 나온 것은, 겉은 희소를 가장했지만 속은 쓴웃음[고소]밖에 없을 것이었다. 진짜를 가짜로 눙치는 웃음일 뿐이었다. 지금 이 시국에 ‘소중유검(笑中有劍-웃음 속의 칼)’을 말해야 하는 곤혹(困惑)함도 있다.
  그 웃음뿐만이 아니다. 야당대표의 전매특허인, 곤란하면 ‘모른다’ 아니면 ‘기억 안 난다’이니 말이다. 지지난 한 대통령은 민감한 사안이 나왔을 때 ‘내(나)는 모린다’가 한때 닉네임이 된 때도 있었다. 술자리서 쌍방울 회장(김성태) 전화를 야당대표에게 바꿔 줬다는데도 역시 같은 대답인 ‘내는 모린다’였다. 구태여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자기 사건 때문에 조사 받다 죽은 사람(김문기)을 모른다, 기억 안 난다이니 그래서 인성은 누구나 ‘자기합리화’의 이중적인 양면성이 있다고 해야 하는 건가. 그렇더라도 누구든 간혹 ‘자기성찰’이 있을 만도 하지만 그는 그조차도 없으며, 서넛 중진 당원과 비명계 말고 모두 그렇다는 말이다. 검찰에 소환되는 날 의원 포함 대규모 호위에 나섰으니, 직격하자면 ‘홍위병’밖에 없다. 
  보통사람도 본의 아닌 거짓말 하고 돌아서면 부끄러워하거나 자성하는 게 본성인데 하물며 ‘나라지도자’가 되겠다는 이가 능변에 현란(絢爛)한 요설까지이니 이하는 불문가지다. 개발이익 환수제, 삭제가 아니라 못 넣게 했다? 역시 ‘현란’ 말고 할 말이 없다. 소환에는 개인 일정(편의)에 맞춰라···? 
  온 나라를 들썩인 쌍방울 사건. 회장이 구속됐으니 과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나 할까. 만약 열리면 핵폭탄일 테니 극한 대립으로 갈라진 나라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설령 전모가 밝혀지더라도 지금까지 그(야당대표)의 성향으로 보아 절대로 승복할 것 같지 않을 것이 불을 보듯 하니, 이후 여야는 극렬하게 갈리고, 국민의 지지와 비판도 강성 대 강성인 ‘달팽이뿔위싸움(蝸角之爭)’일 테니 이를 헤치고 나가야 함이 난제의 핵심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극한 대립을 본 김영수 영남대 교수는, ‘조선조 당쟁을 보는 듯하다’ 했을까. ‘나라 정치’가 아닌 ‘개인 입신 정치’로 추락하고 말았다!
  여야, 그리고 시민단체에게 충언을 고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중언부언이지만 성역인 ‘국익 최우선’ 정책엔 논란 부르지 말고, 나머지 정책에는 빅딜로 협치하는 덕량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나라 정치의 기본임을 정치인도 국민도 알았으면 좋겠다. 이 기회에 꼭 한마디, 대통령실은 국정의 동반자인 야당과도 만나 비판도, 쓴 소리도 좀 듣고 금기인 ‘국기(國基) 훼손’ 말고 최소한의 정책에도 반영하라! 미운 놈 밥 한술 더 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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