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 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 하는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 번 더 부딪쳐 보는 거야……”

가수 윤태규가 불러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행가 ‘마이 웨이’의 한 소절이다. 고단한 세상살이에 지친 영혼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과 용기를 주는 노래인지 모르겠다. 천박한 사랑 놀음을 다룬 대중가요가 판을 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이처럼 건강한 노래도 사실 드물 것 같다. 
그렇다. 세상길을 헤쳐 나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기나긴 인생에 한 차례도 고비가 없다면 오히려 밋밋해서 무슨 재미로 살 것인가. 이런 인생은 이야깃거리가 없는 죽은 인생이나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삶의 여정에서 어쩌다 어려운 일에 부닥칠 때면『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한 구절을 떠올리곤 한다.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어린 시절 친구와 싸우고 울며 들어왔을 때, 할머니는 그런 나를 보고 이렇게 달래셨다. 
“울지 마라. 울면 지는 거란다.” 
어른에게서 인들 뭐 다를 것인가. 다만 그 싸움의 대상이 친구에서 세상살이로 바뀌었을 뿐이다. 인생의 시련은 대부분 예고 없이 들이닥친다. 그리고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한다. 그 시험에 무릎을 꿇어 버린다면 패배자가 되고 말지만, 슬기롭게 이겨내면 그것은 삶을 살찌우는 밑거름이 돼준다. 
대중가요라고 해서 무조건 낮추어만 볼 일이 아니다. 한 소절의 유행가가 백 마디의 철학적인 가르침보다 더욱 큰 울림으로 가슴을 적셔 올 때가 있다. 이것이 대중가요가 가지는 힘이 아닐까.
감상적이고 유약한 노래, 값싼 사랑 타령의 가사 대신에 밝고 건강하며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노래, 그런 내용의 노랫말이 보다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 될 때 사람들이 대중가요를 대하는 정서도 그만큼 달라질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