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고을에 의술이 뛰어난 명의가 있었다. 생활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항상 외상으로 치료를 해 주었다. 
그래서 집안의 보물 제1호는 외상장부였다. 그러나 자식들은 나중에 물려받을 재산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세월은 흘러 아버지도 어쩔 수 없이 노환으로 자리에 눕게 되자 자식들을 불러놓고 마지막 유언을 당부했다. 자식들도 아버지의 말씀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 드린다고 다짐했다. 
아버지는 숨을 몰아쉬면서 외상장부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자식들은 장부책을 가져오면서 혹시나 우리들에게 외상값을 받아쓰게 하려나 보다 하고 귀를 쫑긋 세웠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간곡하게 말했다. 
“내 마지막 유언이다. 이 외상장부를 불에 태워다오. 그래야만 내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구나.”
자식들은 그것만은 극구 반대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간곡한 설득 속에 자식들은 어쩔 수 없이 외상장부를 태웠다. 
그런 일이 있었던 후로 마을 사람들은 아들들이 지나갈 때마다 칭송이 자자했다. 그 아버지의 그자식이라는 것 하나만이라도 귀하게 대우해 주었다.    그 후, 외상을 진 환자들은 병이 다 나아 외상값을 갚으러 하나 둘 몰려들었다. 외상값을 갚으려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 아직도 그 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위의 이야기가 우리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재물이 아무리 많다고 해서 유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보다 헐벗고 굶주리는 이웃들에게 유산으로 남겨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일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