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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하는[羞惡之心] 마음
최 필 동 수필가  |  webmaster@gory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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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16  16: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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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주간지 칼럼에 나온 “뻔뻐니스트 열전(列傳)”을 봤다. 그 대상자가 대여섯 명이었는데, 내 시각으로는 더 있어 써보는 것이다. 
대선은 끝났지만 누가 보더라도 여당 후보가 ‘…열전’ 1위였다. 밥 먹듯 거짓말하고, 불리하면 모른다가 주무기이고, 정 위기에 몰리면 동문서답을 예사로 했다. 
대장동 사건.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 호언하더니 비리·부정이 여기저기 드러나니 도리어 야당(윤석열)이 몸통이라 역시 역공을 했다. 
특히 성남시 산하 도개공 사람들 10여명 데리고 호주 등으로 출장 갔던 직원은 잘 모르고 측근도 아니라 했다. 
게다가 도개공 1처장(김문기)의 억울한 죽음(극단 선택) 앞에서도 상관없다며 강 건너 불이다. 
그런 몰염치야말로 심하게 말하면 금수와 같았다. 그렇게 눈물도 없는 몰인성(沒人性)인가. 중국 송나라 주자학의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에서 그 중 인(仁)에는 측은(惻隱)지심이 있고  의(義)에는 부끄러워하는 마음[羞惡之心]이 있다. 게다가 칠정에 있는 슬픔[悲·哀]도 모른단 말인가. 참 야멸차다. 그렇게 ‘표’ 앞에선 눈물도 많더니.
이를 보다 못 한 그 아들이 ‘함께 골프도 쳤는데 왜 모른다’고만 하느냐고 애소(哀訴)를 했다. 
일반적 인성 소유자라면 당연히 알 일을 왜 모른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자가 최고 권력자가 됐을 때를 상상하면 갑자기 암울해진다. 
더구나 위로는커녕 조문도 없다가 야당 유세도중의 두 사고(사망) 장례식장엔 갔으니, 다시 봐도 ‘…열전’ 1위이다.
한참 전 느닷없는 ‘봉이 김선달’이 나왔다. 국립공원 가야산을 드나드는 등산객에게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 의원이 국회 질의에서 문제 제기를 했다. 
물론 국보 팔만대장경을 소장하고 있는 해인사이니 문화재 보전 차원에서 하는 행정업무인데, 해인사의 사적(私的) 수입원으로 착각했던 모양이다. 
전국 각지 종단에서는 규탄대회도 하고 사과하라 했지만 못 한다고 고집을 꺾지 않았다. 보다 못한 당대표가 대신 사과하는 망측한 일도 벌어졌다. 
뒤늦게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감지나 했는지 대여섯 명 의원이 조계사에 가서 108배를 하겠다는 시늉만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열전’ 2위였다.
이 나라 3부(府)인 대법원의 長이 거짓말을 해 한참 ‘썰’이 분분했다. 
지금도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니, 오래 전 닉슨 미국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온갖 변설(辨說)을 꾸며대다가 결국 눈물을 쏟으며 자진 사퇴하는 사건이 떠오른다. 이른바 ‘닉슨 게이트’였다. 대법원장은 이 사실이나 아는지 모르겠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를 보니 우리가 세계 경제권 10위의 나라인지 참 한심한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기표한 투표지를 소쿠리, 쇼핑백에 담는가 하면 사무원이 투표용지를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는, 기막힌 일도 있었다. 
더 심하게는 받은 투표용지에 이미 1번과 2번에 기표한 것도 있었다니 이야말로 아수라판이었다. 
선관위는 처음 가벼운 실수라 얼버무리더니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했는지 ‘립 서비스’로 유감 운운했다. 야당이 선관위를 가서 항의를 했더니 ‘문제 제기 않는 사람이 더 많다’며 오히려 역정을 냈다. 그 정도의 식견에 ‘선관위’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그래서 ‘…열전’ 3위는 선관위였다. ‘조해주의 알박기 파동’이 있더니 수장(노정희)은 국가 대사를 앞뒀으면 노심초사하며 소임을 다 하는 것이 소명일 텐데 출근도 않고, 더구나 그렇게 안이하게 선거 관리를 했다니 이야말로 탄핵감이다. 
게다가 사태를 보는 시각이 심각하게 보지도 않는 것이 더 문제다. 그 흔해빠진 천박한 사과만 하면 될 일인가. 그것도 마지못해. 
임명될 때부터 자질 문제로 설왕설래이더니 끝내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이런 사소한 일이 제발 ‘스모킹 건’은 되지 말고 ‘찻잔 속에 태풍’이길 바라기도 했었다.
차마 이 사안(‘…열전’ 4위)만은 운을 떼기도 저어되지만 ‘떡 본 김에 제사…’이듯 이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대선에 나서며 제1호 공약 ‘탈원전’을 호기를 부리며 영구 정지 선포식도 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원자력 기술인데 탈원전에 고집을 부리다, 정말 세 불리함을 감지했는지 원전 생태계 다 망쳐 놓은 지금에 와서 민망하지도 않는 듯 원전을 주력 전원(電源)이라 슬쩍 말을 돌린다. 원전 중소협력업체들과 관련 기술 인력이 현장을 떠나는 ‘엑서도스’를 보기는 했나? 백지화한 신한울과 신고리 등의 재가동을 어떻게 할 것이며, 거기다 학령인구도 줄어가는데 한국전력기술공대(원전공대)는 웬 말인가. 탈원전 반대자들은 ‘너 죽을래’의 ‘샌님 장관(소신도 없고 권력 눈치만 보는)’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가 하면, 우왕좌왕 정책을 두고 ‘선무당 칼춤’이라는 조롱도 했지만 끝내 아집을 꺾지 않았다. 이제 와서 ‘전원’ 운운하니 직설 표현 ‘뻔뻐니스트’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DJ정부가 첫 민주정부’라 했다. 임기말을 두고 한 말이라 분명 무슨 고도의 기획된 ‘산술놀음’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할 만한 말이었다. 굳이 들먹이기도 싫지만 전가의 보도인 ‘국민통합’이 얼마나 공허한 말인지 모르겠다. 기어이 갈라치기 패당정치의 완결판을 못 박으려는 건지,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퇴임사가 몹시도 궁금해지는 지금, 딱 서너 가지만 떠오른다. 그렇게 호언하던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을 소리 소문 없이 내린 것, ‘집토끼만 사랑한 것’, 끝내 ‘청와대 특별감찰관’ 공석, 그리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 말이다. 또 ‘K방역’이 나올까도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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