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관심이 많아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차고 넘친다. 그리고 문예대학이니 하면서 일반 사람들을 모집하는 학교나 단체도 많다. 그러다가 신춘문예에 등단하거나 숨은 끼를 늦게야 발견하게 돼 아주 큰 성과를 내는 분도 있다. 
그러나 문학의 시류에 둘러싸여 남의 글로 본인의 유식을 자랑하거나, 자칫하면 신변잡기로 흐르기 쉽다. 
수필 또한 처음에는 쉽게 접근이 되는 장르다 보니 다들 문학 동아리에서 문학인이라는 허울부터 배우게 된다. 
글을 쓰려고 모인 문학 동아리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리저리 몰려 다니며 세를 늘리고 키우면서 그 동아리에 들어간 근본 취지를 잊고는 행사하는 데 더 치중해 오랜 시간을 허비해 버리는 일들을 자주 봐 왔다. 
글이란 세상과 자기를 보는 사유의 결과물이다. 생각도 중요하지만 잘 다듬는 기술도 필요하다. 그리고 사소한 것이라도 잘 관찰하고 이해하는 힘에서 나온다. 겉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내 안의 저 편,그리고 사물과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조에서 나온다. 
평소에 좋은 글을 모아서 자기 글에 인용하기도 하고, 널리 알리려고 소개도 하지만, 비록 짧은 글이라 해도 자기의 생각을 잘 정리해 글을 써 보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즉 좋은 수필이란 자기 생각, 자기 경험은 물론 살아오면서 겪는 내면의 상처까지도 함께 어우러져 삭혀진 사고의 결정체다. 그 원석을 깎고 모서리를 밀어 모양도 예쁘게 가꾸어야 사람들이 보게 된다. 
유명한 아동문학가인 권정생 선생은 안동 일직면 조탑리의 허름한 교회 종지기였다. 그 교회에서 일하면서 사는 집은 작고 허름한 방 한칸이 전부였다. 등이 굽은 그 노인이 유명한 작가인 것도‘몽실 언니’같은 작품에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가난해 한 끼 밥을 걱정하고 결핵으로 평생 고생하며 살아온 삶이었다. 모질고 험난한 참으로 초라한 삶이었지만 착한 성품을 지녔고, 물질에 초연했던 그 분은 아이와 같은 맑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지었다. 
우리도 꾸미지 않은 소박한 일상에서 마주치는 아주 작은 사건이라도 언제든 좋은 수필의 소재를 만날 수 있다. 혹 서툴고 세련되지는 않았더라도 좋다. 이번 어버이날에 올라온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잘 표현한 신문 독자란의 글 한 편도 내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어머니를 회고하면서 너무나 보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내게 잘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좋은 수필은 멀리 있는 것도 화려한 곳에서만 있는 것도 아니라, 일상에서 감동받고 감동을 주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그저 그 마음을 담아 세상에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이다. 왜 글을 마음의 거울이라 했을까? 거기에 답이 있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좋은 메신저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