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家長)들에게 5월은 보릿고개 시즌이다.
돈 드는 행사로 꽉 짜여진 날들과 함께 결혼식, 야외나들이 등 가족들의 사소한 대소사까지도 치러 내야 하는 행복할 것 같은 달이지만, 가장들의 속내는 불편한 달이기도 하다.
위로는 부모님, 아래로는 아이들까지 심기(心氣)를 돌봐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달이다.
하지만 온전히 버텨주는 가족이 있기에 힘든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헤쳐 나가는 것 또한 가장들의 몫이다.
최근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5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가장 부담스러운 날은 응답자의 81.1%가 꼽은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은 26.5%, 스승의 날은 14.2%였다.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모두가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겐 그래도 기념일 만이라도 챙기고 가족의 의미를 음미해 보는 시간 자체는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일어난 가정해체, 학교폭력, 성폭력, 청소년의 자살 등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국민행복시대’가 공허한 구호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지난해 청소년 9명 가운데 1명은 자살을 생각 해봤고, 그 가장 큰 원인은 성적 및 진학문제(39.2%)였다.
우리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5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꼴찌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방정환재단이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는 우리 청소년들이 처한 참담한 현실이다. 학교생활에 만족한다는 대답이 2000년에 비해 소폭 증가하고 주관적 행복지수도 2010년에 65.1%에서 72.54%로 개선되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위로를 찾을 수는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새 정부가 이러한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해결방안에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주체의 고통을 줄이고 행복도를 높이면서 사회 전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은 사회의 건강성에 달려 있다. 가정은 가정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꿈, 끼, 안전, 행복, 건강은 어린이의 당연한 권리이고, 어른의 최우선 의무이기도 하다.
가족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눈썹을 휘날리며 꼭두새벽부터 일터로 달려가는 세상의 가장(家長)들도 아이들의 웃음소리에는 ‘행복한 왕자’가 된다.
아이들이 진정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어른들이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5월은 더욱 어른들의 책임과 의무, 올바른 자세, 사랑의 약이 필요한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