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정폭력, 가출과 자살, 이혼율 증가 등으로 가정해체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가정의 달이 다가왔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날, 21일은 부부의날까지 그야말로 가정의 의미를 새롭게 음미해 보고 소중함을 함께 공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달이기도 하다.
더구나 부모를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줄어든 가운데 정작 그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는 자녀양육과 노부모 부양 부담 때문에 은퇴준비도 제대로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가정의 기본구성요건인 결혼을 “안 해도 그만” 이라고 여기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러 기관들이 내놓은 보고서에 나타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35.6%로 10년 전인 2002년(67.1%)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가족과 정부.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50%로 2002년(20.5%)의 두 배 이상 많아졌다.
결혼에 대해서도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 는 인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또한 혼인 20년 이상의 중년 이혼율도 26.4%에 달해 4년 이하의 신혼 이혼율 24.7%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심지어 30년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율은 10년 전보다 2.4배 증가함과 동시에 1년 전보다 8.8배 증가해서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
이처럼 부모와 자식, 부부간 관계 변화가 우리사회를 급속도로 냉각시키고 있다. 점점 가정이 안전지대가 아닌 위험지대로 바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노인들은 준비되지 않은 노후로 빈곤과 싸워야 하고 장년층은 자녀 교육과 결혼, 부모부양 부담으로 힘들다.
20대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되는 현실이 고민이고 10대는 시험 스트레스와 폭력 등에 자살까지 이르는 등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중병을 앓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한 우리의 가족애와 가정의 가치를 강조한 유교문화의 사회질서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주는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한 국가, 한 사회가 번성하고 올바르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정이 건강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국민행복 시대는 가정의 안위마저 국가에 기대고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가정과 이웃이 서로를 보듬고 배려해야 한다. 따라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모두 가정공동체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서는 의미 있는 가정의 달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