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하신 원로 작가님! 왜 이러십니까? 일본 유학만 해도 친일파, 토착왜구라니···. 때마침 당신의 논지(친일)에 부응이나 하려는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우고 경제, 문화계, 체육계 등에서 이룬 공적으로 세계인이 다 놀라는 거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학 유학을 했으니 그도 친일파인가? 당신의 ‘작가 60년의 회포’가 그렇게 당당하면 이 회장을 향한 ‘친일파’의 제2탄도 날려라.
  나는 얼마 전 본지에 일본 육사출신 박정희, 도시샤대를 나온 독립운동가 정지용, 릿교대와 도시샤대를 나온 시인 윤동주가 친일하려 일본을 가지 않았다고 썼다. 밀리언 작가의 지식·양식이 아직도 그런 사고에 갇혀 있나. 그런 ‘역사관’을 두고 이 3등문사와 토론이라도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누굴 믿어야 하나. 사회와 국가에 대해 불평·불만도 없고 지적(知的) 인성을 갖춰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보편적이고 합리적이며 건전하고 선량한 대다수 장삼이사 말고는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는 세상이 돼가는 지도 모르겠다. 지성인·지식인이라는 담설(談說)과 인텔리겐차의 설 자리가 없어졌으며 ‘밀리언 작가’라는 수사를 붙이기도 멋쩍게 되었다.
  검정교과서를 보니 정말 이 나라가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박근혜 쫓아낸 다음 국정교과서 백지화가 ‘적폐청산 1호’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대문짝만한 문재인·김정은 사진이 거기 실려 있어 ‘문재인 교과서···’, ‘학생 이념교재···’라는 혹평도 나오니 말이다.
  이 나라가 왜 이래 됐나. ‘윤서방파 두목’이 의원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오더니, 독감 예방주사 맞고 사망자 나온다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데 이를 본 정치인들은 ‘호들갑 그만 떨라’하고, 대검찰청 앞 꽃 천지를 보고 ‘국민이 뭘 모른다’고 폄하하며 호통을 치니 21세기에 웬 우민 정책(愚民政策)인가. 참, 아니다! 국민이 뭘 모르는 거 맞네. 내가 ‘콘크리트 지지층···’이 뭔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한참 전 178석의 공룡이 탄생하자마자 전가의 보도인 개헌을 또 들고 나왔다. 헌법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빼자는 것이다. 나는 정말 그 뜻을 잘 몰랐는데, 미국 저명 경제사학자(디드러 낸슨 매클로스키)가 쓴 ‘트루 리벌리즘’을 보고 그 대강을 짐작했다. “···자유는 타인의 노예로 살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국가가 개인의 삶에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자유주의는 국가의 힘을 강화하려는 이들의 포위 공격을 받아왔다. 사회주의와 파시즘은 정반대 세상을 지향하지만 국가주의(자유민주) 강화를 통해 목적을 이루려 한다는 점에서 이란성쌍생아다”라 설파했다. 그러고 보니 시장경제에 반하는 ‘기업규제3법’을 강행하겠다는 의도를 알게 하고, 이른바 ‘주사파’의 지향점이 어렴풋 떠오른다.
  지난 10·26에 ‘박정희 추모회’에 가려고 나섰다. 광화문 바로 앞의 광장에  제단을 세워 아예 들어갈 수가 없게 하는 의도적 행태였다. 치졸한 발상이었다. 왜 박정희가 그런 홀대를 받을 사람인가. 신호등 앞에서만 입장은 시키는데 한 번의 신호등 사이에만 경찰관이 신분증, 용건을 묻고 소지품 조사를 하고 두세 사람만 보내니 얼른 보아도 늘어선 줄이 3~400여 명이었다. 스스로 택한, 인간 본연의 고결한 추모의 마음을 어쩜 이리도 짓밟느냔 말이다. 
  줄을 서 기다리는 사이 앞뒤 사람이 서로 ‘이니’ 성토하고 이 정부 비판에 열 올렸다. 지난번에는 노상에서 가방까지 조사하며 행선지를 묻기에 그럴 자격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는 말도 했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오늘 또 그러면, ‘그래, 김정은이가 가라고 해서 왔는데···’라 하겠다고 했더니 그 와중에 폭소도 터졌다. 자칭 내 이 ‘박 마니아’도 국화 한 송이 올리려 나섰지만 아예 포기하고 돌아서고 말았다. 
  이 나라 가난을 물리치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을 이룩했는데 이렇게 제삿날마저 천덕꾸러기가 된 현실에 돌아서자니 슬프고 암울했다. ‘분통’이 꿈틀거렸다. 이 나라 아주 일부, 박정희 ‘박’자만 나와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친일파’, ‘독재자’ 낙인찍길 예사로 한다. 처칠도, 모택동도 다 과오는 있다. 과 없는 지도자는 없다. 특히 천안문 홍위병 사태에서 200만의 인명을 죽였는데도 그의 동상은 천안문 광장에 서 있어 기리고 추모한다. 박정희의 가장 큰 과오는 유신과 인권탄압이지만 공도 함께 봐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에 와서 과만 탓하고 시대 상황은 보지 않는다는 일방독주다.
  우리 지난날의 ‘춘궁기’를 모르는 국민은 없다. 민족의 애환을 털어버리려 온 국민이 나섰을 때 당신은 뭐 했으며 땀 한 방울이라도 흘려봤는지 꼭 묻고 싶다. 편리하게 다리 건너와 놓고 그 다리 놓은 사람 원망하는 꼴이다.
  지난 한글날과 같은 ‘재인산성’은 없었지만 차라리 솔직하게 차벽을 세우든지 아니면 좀 대국적(?)으로 확 개방을 하든지 할 것을 겨우 파란신호등 사이에 두세 사람만 입장시키니 그런 ‘좀팽이’ 같은 짓을 하는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참 옹졸하고 지질한(?) 나라다. 왜 막느냐고 반항하면, ‘두세 사람씩 들여보내는데 왜 그래!’라고 비웃으며 반격하는 경찰관을 보니 오히려 측은지심이 들었다. 
  탈원전, ‘답정녀’라 하듯 미리 답을 정해 놓고 밀어붙였음이 여기저기서 드러났으니 그렇게 급속히 밀어붙이면 일어날 후속 파장을 예상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탈원전이 전 인류의 지구적 과제임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다만 월성1호기는 경제성을 고려하여 수명 연장한다고 7천억을 들여 놓고도 폐쇄하려 함을 반대하는 것이다. 마치 쌀 씻고 물 정수하여 지은 밥 먹으려는데 밥솥 엎어버리는 꼴이니 말이다. 우리 원전 기술의 우수함은 세계가 인정하는데 왜 영화 한 편 보고 헌 신발짝 취급하는지 모르겠다. 장관이 원전 원안위 결정 때까지 돌리자는 과장에 “너 죽을래?” 했다니 맞긴 맞네. ‘명을 거역했으니-’.
  원컨대, 현재 모든 원전 수명 다할 때까지(밥상 다 먹을 때까지) 운용하고 새 ‘친환경 정책(태양광 등)’과 순차적 ‘배턴터치’를 하면 될 것을 왜 그리도 조급한지 모르겠다. 

“청정에너지개발 인프라”만 다져놔도 그것이 바로 전력산업의 혁명적 업적인 것을-. ‘월성1호기 수사’는 “정권을 겨냥한 정치 수사,  야당과 짠 음모론”이라고 할 땐 이게 여당의 실체인가를 의심을 하게 되고 ‘하다하다 참···’, 이 말밖에 나올 게 없다. 
  스포츠는 이기기만 하면 되지만 정치는 승패의 개념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선택 받는 게임이다. 국가100년 대계를 말해야지 ‘5년 공적’만 추구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지금 여당, ‘집권’에만 몰두하지 말고 좀 대국적으로 보면 좋겠다. 국민을 ‘표’로만 보지 말고 멸사봉공의 대상으로만 보라.
  탈원전 한다면서 웬 ‘원전공대’? 기존 대학에도 ‘원전학과’가 있고 학생 수도 줄어드는데다 전공하던 학생도 전과를 한다는데 왜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다. 금과옥조인 ‘선거공약’도 바꿔야 할 때는 과감히 바꿔야 함이 국가 경영 철학이다. 탈원전이 공약의 ‘성역’일 때 북태평양의 고등어 명태는 300년간은 먹지 말라 하고, 물리학 교수와 환경시민운동가 네댓이서 탈원전 정책 입안을 했다니 그 허구성이 쉽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월성1호기 경제성을 두고도 감사원장은, ‘이런 저항은 처음···’이라고 허탈함을 내뱉는다. 탈원전 반대하는 어느 교수는 ‘탈원전’에 무슨 빙의라도 걸린 것 같다고 비아냥도 쏟아낸다. ‘선무당 칼춤’은 진작 나왔다. 자료 삭제는 장관은 모르는 일이라 하고 징계는 담당자만 몫이며 문책도 청와대는 피해갔다.
  구두선(口頭禪)인 ‘협치와 소통’도 이제 그만 듣고 싶다. 금년 신년 기자회견과 5월 취임 3주년 기자회견뿐인 것도 비판을 받는다. 비판도 겸허히 받고 반대 목소리도 좀 경청해 주세요. ‘콘크리트’를 겨누는 ‘궁사’는 국민도 아닌가요. 있을 데 있어야 하는 최고지도자 목소리(성범죄의 보선, 검란 등)를 꼭 듣고 싶은데 무슨 묵언수행이나 하는지 모르겠다는 과격파도 있다. 
  선관위원장 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은 다른 위원이 낸 답변서를 그대로 제출해도 여당은 적격이라 감싸기 바쁘니, 입만 열면 나오는 ‘공정’을 누가 믿으며 그 엄정한 천칭(天秤)의 판단을 제대로 할지도 의문이다. 모두 우리편인데 ‘우리법 연구회’가 뭐 어때서···?라고 항의하는 듯도 하다.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발을 보고 ‘강아지 × 싸듯’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권력형 비리를 ‘검사 게이트’로 바꾸는 추악한 거래를 시도한다고도 비판한다. 
  김봉현은 사기꾼 됐다가 ‘공익제보자’가 됐네···? 아니야. 세상사 그때그때가 다른 거 몰라? 귀책사유 있는 정당의 무공천 당헌을 바꾸는 것 비판하니 역시 ‘때에 따라 다르다’가 나오고, 고치고 또 고치니 누더기가 됐다는 자책도 나오고, 그럴 줄 몰랐느냐고 오히려 당당한 반문이 나온다. 자살한 것만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데 때 아닌 ‘성인지 학습’이라니 그 자질(식견)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여가부가 이런 곳이라니 참 한심하다. ‘나라가 왜이래’가 아니라 ‘장관이 왜이래’다. 이럴 때 임명권자는 무슨 사인(sign)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말(풍문)만 듣고 특활비 문제 제기 했으니 ‘헛발질’이라는 비판이 당연히 나온다. 
  부동산 정책, 현장은 안 가보고 탁상행정으로 ‘그놈의 집값 뛰어봐야 벼룩이니 언젠가는 멈추겠지···’만 되뇐다. 맞긴 맞네. 문제는 오르면 내릴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부동산만은 자신 있다더니 지금은 또 전세,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호언한다. ‘새의 둥지’이듯 서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문제는 주택인데 이런 문제에 정책 입안의 고뇌나 수요공급의 시장논리라도 아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23번의 실패도 남의일 보듯 하고 ‘곧 진정, 안정···’만 흘리니 이게 바로 유체이탈 화법이다. 2주택자라 슬그머니 빠지더니 다시 차관(급)으로 승진 잔치···? 이러니 ‘세상이 왜 이래···’다. 
  한참 전 민노총 노동자 정년 후 그 자리에 아들을 임용하여 파장이 일더니 드디어 민주화운동 자녀 입시 특례 주는 현대판 음서제(蔭敍制)가 부활했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두 수례바퀴인데 산업화역군에게도 특례를 주자. 그게 공정 아닌가. 내가 틀렸나···?
  ‘부하’와 ‘명 거역’이 드디어 ‘검란’을 부르는 모양새다. 끝 가는 데까지 가보자는 것인가, 아니면 즐기자는 것인가. ‘커밍아웃’이 시대조어가 됐다. 신조를 지키자니 자리가 불안하고, 커밍아웃이 되면 개업도 어렵고, 개업해도 ‘적자···’가 나오니 이 노릇을 어찌 하랴! 정계 한 원로는 평검사를 SNS로 질책하는 것은 장관으로선 옳지 않다는 질책도 나온다.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린 내 정부 비판 글 좀 썼기로 이제 그만 하려 했으나 ‘세상이 왜 이래’가 자꾸 내 무딘 붓을 집적인다. 곳곳에 비판할 게 많았지만 언론에 나온 것 또 훔쳐(표절) 써봤다. 기왕 버린 몸 쓰다 보니 길게도 되었다. 이제 그만 쓴다.    

※ 기고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