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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호 수필가 (전)고령교육장  |  webmaster@gory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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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30  17: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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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유한 귀족 아들이 시골에 가서 수영을 하려고 호수에 들어갔다가 발에 쥐가 나는 바람에 수영은커녕 물에 빠져 죽을 지경에 처했다. 그가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농부의 아들이 듣고 매일 수영을 연마했던 기술로 목숨을 구해 주었다. 그들은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누면서 어느덧 13세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해가 됐다. 
귀족 아들이 물었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농부의 아들은 "나는 의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우리 집은 가난하고 형제가 9명이나 돼서 집안일을 도와야 돼"라고 말했다. 
귀족 아들은 가난한 시골 소년을 돕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마침 귀족 아들의 가족들은 런던으로 가게 됐다. 아버지를 졸라 시골 아이도 런던으로 데리고 가게 됐다.
그 후 시골 아이는 열심히 공부해서 런던의 의과대학에 다니게 되었고, 그 후 포도상 구균이라는 세균을 연구해 ‘페니실린’이라는 기적의 약을 만들어 냈다. 이 사람이 바로 1945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알렉산더 플레밍’이었다. 
그의 학업을 도운 귀족 아들은 정치가로 뛰어난 재능을 보이게 돼 26세 어린 나이에 국회의원이 됐다. 그런데 이 젊은 정치가가 나라의 존망이 달린 전쟁 중에 폐렴이 걸려 목숨이 위태롭게 됐다. 그 무렵 폐렴은 불치병에 가까운 질병이었다. 그때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이 급송돼 그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렇게 시골 소년이 두 번이나 생명을 구해준 귀족의 아들은 다름 아닌 민주주의를 굳게 지킨 ‘윈스턴 처칠’경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만난 우정이 두 번씩이나 목숨을 지켜 주고 세계적으로 훌륭한 의사를 만들어 낸 아주 보기 드문 인연이 된 것이다. 
사실은 전생부터 아주 가깝고 서로를 챙겨 주는 귀한 인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러다 몇 생을 거쳐 이 생에 와서 우연히 만났지만 참으로 아끼는 사이가 돼 아름답고 길이 빛나는 사이가 됐다.
‘어리석은 사람은 좋은 인연을 만나도 모르고 스쳐 지나가고, 보통 사람은 좋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는 경전의 글귀가 있다. 
위의 두 분은 서로 만난 것에 소홀히 하지 않고 서로를 존경하고 아껴왔기에 세상을 밝혀내는 등불이 됐다. 모든 사람들이 결과만을 중요시 여겨 나도 그런 인연을 한번 만나 봤으면 하고 바람을 가져 볼 것이다. 
이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분명 원인이 있었고, 그 원인에 맞추어 수없는 노력 끝에 인연이 닿아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현생에 짓고 현생에 받는 ‘순현보’가 있는가 하면, 전생에 짓고 금생에 받는 ‘순생업’이 있다. 
선업이나 죄업을 여러 생에 걸쳐서 받는 것을 ‘순후업’이라고 한다. 닭이 부화해서 시간이 지나면 새끼는 알에서 나오려고 껍질을 깨고, 밖에서는 어미 닭이 쪼아서 새끼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도와주는 것을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한다. 이때 한쪽이라도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늦어지거나 어려워진다. 선관책진에 보면 ‘시절인연이 도래하면 자연히 부딪혀 깨쳐서 소리가 나듯 척척 들어맞으며 곧장 깨어 나가게 된다.’고 돼 있다. 
인연이란 쉬우면서도 어렵다. 주변에 얽혀 있는 모든 인연들이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 인연들을 소중하게 생각했을 때 우리도 언제 어디선가 꽃피는 시절인연이 도래할 것이다.
※ 이 글은 칠곡 동명 정암사 주지인 대현스님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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