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볕을
기분좋게 온 몸으로 느끼며
아스팔트 길을 걷다가
문득
시선이 머문 곳에
아!

이제나 저제나 하던
목련이
드디어 그 모습을 다 드러냈다
저 고급스런 우유빛깔의
고결한 탐스러움이
초연하고도 여유롭다

차마
바로 볼 수 없어
비스듬히 옆눈으로 흘기 느겨본다

아직도 여전한가
하루 하루 조마조마 스쳐보는데
어느날
비바람에 시달리는 모습은
너무나도 애처로워
가슴만 쓸어 내린다

그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을 수도 없이
스스로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떨어져 버리니…

하지만
올해 간결하고 품위있는 우아함을
보고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아쉬움 없이 기다린다
내년에 다시 필 것을 알기에…

다음엔
그 자태를 마음껏 향유하고
처연한 이름을
소리내어 불러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