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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김 태 호 수필가 / (전)고령교육장  |  webmaster@gory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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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4  1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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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정원에 곱게 물든 단풍이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지난 가을, 장관 한 사람 임명을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던 기해년도 이렇게 저물어 가는가 보다. 한 해의 끝자락에 덧없는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면서 아파트 정원을 걷고 있다.
아파트 정문 입구에 “제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고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다. 누가 이 현수막을 걸었을까? 가까이 가보니,
대구중구청 환경자원과에서 주민들이 진정을 넣어 현수막을 걸었던 모양이다. 그 내막을 알고 보니, 우리 아파트에 혼자 사는 할머니가 매일 비둘기가 불쌍해 먹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원이 들어온 내용은, 비둘기가 사람을 따라 다니며 먹이를 구걸하는가 하면, 깃털과 배설물에 코를 막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집은 베란다에 집을 짓고 배설물을 발산해 비둘기와 전쟁을 하는 집도 있다고 한다.
나는 가끔 신천둔치에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나간다. 거기에도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아마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모양이다. 현수막에 자세히 닥아 가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 환경에 적응하게 하는 동물사랑이며, 먹이를 주는 것은, 비둘기나 사람들에게는 불행입니다.’ 라고.
그렇다! 나도 그 전에는 수 백 마리의 비둘기들이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까 안타까워 먹이를 가져다 준 사실이 있었던 터라 공감을 못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잘 한일이 아닌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사람이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자꾸 사람에게만 의존하며 먹이를 자력으로 구하지 않고, 인간에게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신천둔치에는 잔디밭이나 강가에 여러 가지 식물들이 많이 있다. 비둘기들은 사람들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자력으로 그 풀씨나 열매를 따먹고 살아갈 수가 있다. 그리고 주민들이 먹다 남은 빵부스러기나 음식물을 비둘기가 주워 먹으면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되고, 주위환경도 깨끗해져 인간과 서로 공생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잔디씨나 열매를 따먹은 비둘기의 배설물은 거름이 되고, 이듬해 잔디씨가 싹이 터서 새싹을 틔운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환경자원과에서 걸어 놓은 현수막내용이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오늘 날 신천둔치는 시민들이 휴식 공간으로 많이 찾고 있는 곳이다. 그 옛날에 비하면 물도 깨끗해졌고, 주위 환경도 좋아져서 물고기와 조류들도 많이 찾아들고 있다. 최근에는 어른 팔뚝만한 잉어들이 수백 마리 무리지어 서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달의 먹잇감으로 잉어들이 많아 여유로운 신천은 청둥오리, 황새 등 각종 철새들의 도래지로 안성맞춤이다. 또한 대봉교 아래 보 밑에는 집단만한 잉어들이 우글거리고 주민들이 던져주는 먹이에 의존하며 자력으로 먹이를 구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이 또한 생태계의 혼란을 초래하게 하는 계기가 돼 걱정이 앞선다.
동물세계에서도 약육강식의 이치가 존재하며, 자력으로 먹이를 구하는 것은 생태계의 법칙이 아니던가.
그렇다! 우리 사람들이 비둘기나 잉어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 그들에게 환경적응력을 키워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옛날에는 쥐를 잡기위해 고양이를 길렀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먹이를 주어 쥐를 잡지 않는다는 사실과 똑 같은 맥락에서 동물사랑의 근본 이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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