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시.군.구도 마찬가지겠지만 가을만 되면 각종 행사로 모두가 분주하다.
우리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갖가지 명목으로 붙여진 행사가 봇물을 이룬다.
면단위로 체육대회는 기본이고 동창회체육대회, 학교마다 운동회 더 나아가 구기종목별로 빠짐없이 대회가 열리는 관계로 가을은 이래저래 선출직 공직자들만 바쁘게 생겼다.
언제부턴가 주최 측도 알아서 정치인 우선 원칙에 따라 소개와 인사말을 시켜준다.
그리고 정작 본행사가 시작되면 그들은 썰물처럼 우르르 빠져나간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 저녁에는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해야 되는 관계로 체력 또한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얼마 전  모 자치단체에서 개최했던 생활체육대회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
친선축구대회가 열리기로 되어 있는 이 행사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지방의원을 포함해 많은 내빈들이 참석했지만 지나친 의전행사와 지루한 격식에 분노한 참가자들과 가족들이 모두 대회장을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전국 자치단체마다 의전행사 간소화에 인식은 높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모든 행사에는 허례허식과 낭비적 요소를 과감히 없애고 참석자 중심으로 내실있게 운영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기관 단체장 위주의 초청도 배제하고 특정단체나 공무원, 학생들을 동원하는 일은 더욱 있어서는 안된다.
특히나 봄가을로 벌어지는 행사준비에 하위직 공무원들 또한 애를 먹고 있다. 자치단체나 공직자들부터 인식의 대전환이 그래서 필요하다.
지난 며칠 전 면단위 체육행사에서도 기업이나 중소상인들에게 협찬을 강요하는 일로 인해 빈축을 사는 등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큰 것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부터 오랜 관행이지만 바꾸는 것도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따라서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에도 불구하고 벌어지는 선심성 행사와 전시행정 또한 이제 과감히 줄이고 버려야 할 폐해다.
나랏돈도 결국 우리 호주머니에서 나가고 소문난 잔치 역시 우리의 세금이다.
공짜인 줄 착각하고 즐기기엔 우리의 현실이 그리 녹녹치 않다. 
다독이며 보듬고 가야 할 어렵고 힘든 우리들의 이웃이 너무 많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 가을을 봉사와 정성으로 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행사가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다.
행사참여를 선거운동의 발판으로 기웃거리는 선출직 지방의원들도 행사에 치중하기보다 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할 때이다.
들녘은 황금빛 풍년이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지금도 우울하고 허탈하다.
농번기를 맞아 농민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와 고령화(高齡化) 사회에 대비해 행복하고 살기 좋은 고령군을 만드는데 연구하고 고민하는 의원들이 많아져야 한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지역경제 또한 힘들고 어렵다.
놀고 먹자판이 아닌 조용하고 내실 있는, 그러면서 의미와 보람을 찾는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마음이 절실한 때이다.
휴일에 행사가 몰려 일부 공직자들은 휴일에 가족과 지낼 수가 없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실정이다.
소모성행사에서 탈피해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효율적인 행사를 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