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지역에 비해 환경적.기술적 우위를 갖춘 산청, 담양 등 타 딸기재배지역이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이 고령딸기는 이미 90년대의 명성을 잃고 그 기반마저 붕괴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10년 후면 고령딸기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동안 고령지역에서는 너무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 사이 경쟁지역의 기술력과 여건은 멀리 앞서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의 딸기재배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딸기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할 것이다.

물량이 아닌 품질의 시대 대비

앞서 언급했듯이 고령지역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해마다 딸기재배농가와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고령지역 딸기의 규모화는 어려운 현실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실정 속에서 지역 딸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품질 고급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연합사업단에서 지역 딸기를 경기도교육청에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한 경우를 감안하면 이미 그 가능성은 엿보이고 있다.
현재 관내에서 딸기재배 품종으로 설향이 장희를 밀어내고 주 품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처럼 설향이 급속히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타 품종에 비해 병해충에 강하고 물량도 많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딸기의 경우 타 작물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노동집약적 농사여서 병해충에 약한 품종은 그만큼 농사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병해충에 강한 품종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딸기는 최근까지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타 품종에 비해 유통에 어려움이 덜했으나 FTA로 인해 값싼 대체 과일이 밀려오고 딸기가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되면 다수량 품종의 유통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을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 대비해 현재 병해충에 약해 고도의 생산기술력을 요하고 수확량이 떨어져 농가에서 재배를 꺼리고 있는 매향 등 고급품종의 재배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경남 산청의 경우 이미 수출전략품목으로서의 매향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 품종에 대한 재배기술 습득에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고령지역 농가에서도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급 품종의 개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적극적 노력 필요

고령딸기의 퇴락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인 현실에 안주하는 사고는 타 지역에 비해 기술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최근 새로운 딸기재배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고설재배의 경우 타 지역에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고령지역에서는 지난 2004년 시험재배 이후 사실상 폐기처분된 재배법으로 천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실정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 부재와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잘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고령지역에서 초기에 딸기재배를 시작했던 한 농가는 “현재 지역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상당수 농가가 자신의 재배법을 고집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려는 경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타 지역의 딸기재배법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데도 자신의 경험에만 의지하려는 자만에 빠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갈수록 발전해가고 있는 새로운 농법에 대해 고령지역 농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행정적인 뒷받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고령지역은 과거 고설재배 시험농가를 선정해 시설을 지원하고도 정작 재배법에 대한 교육과 지식이 모자라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재배법을 위한 시설 도입 시에는 반드시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인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새로운 재배법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 하나쯤이라는 사고 버려야

고령딸기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인 속박이 문제는 나 하나쯤이야 라는 안일한 생각이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몇몇 농가에서 불거진 속박이 문제는 고령지역 전체 딸기에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고 이는 곧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지역 딸기 경쟁력을 개별 농가가 아닌 지역 전체적인 관심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개별농가의 경쟁력이 곧 지역딸기의 경쟁력이라는 사고를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속박이 문제에서뿐만 아니라 선별 및 유통과정 등에서도 이 같은 관점을 견지함으로써 고령딸기 전체 이미지 개선에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농가간의 체계화된
                        정보공유 필요

지금처럼 딸기재배지역이 전국으로 광범위하게 퍼지지 않았던 과거 초창기 재배시절에는 농가간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으나 이제는 지역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타 지역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딸기재배농가간 원활한 정보공유가 필수적이다.
특히 단편적이고 개인적인 정보공유를 뛰어넘어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정보공유의 자리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전문가 초청 교육에 대해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할 것이며, 우수 재배농가들의 재배정보 공유를 위한 정기적인 자리 마련과 이에 대한 농가들의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고령지역 딸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앞에서의 언급과는 별도로 딸기농가가 노동집약적인 농사인 반면 농가의 노령화로 인해 갈수록 딸기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령농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적게 투입되는 타 작목으로의 전환 또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관내 일부 딸기재배지역에서 이 같은 작목 전환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고 일부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