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의 전국적인 재배 추이를 보면 최근 몇 년간 재배면적은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생산량 면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는 새로운 품종과 기술이 꾸준히 개발되면서 재배면적 감소 부분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고령지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령지역에서는 한때 재배면적이 250ha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약 175ha로 면적이 크게 감소했다.
재배 농가수 또한 전성기에 비하면 약 200농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지역 중부로 점차 이동 현상

과거 경남 밀양과 고령지역 등 주로 남부지역에 집중되어 있던 딸기 재배지역이 지금은 충청지역은 물론 아직 재배면적이 많지는 않지만 경기도와 강원 일부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존 재배지역들이 오랜 재배로 인해 연작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표적인 저온작물인 딸기가 일교차가 심한 남부 일부를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점차 재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배지역의 급작스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딸기뿐만 아니라 타 과수작물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과거 사과 주산지로 명성이 높았던 대구지역이 이제는 그 명성을 경북 북부지역에 빼앗긴 것이 이미 오래 전이다.
물론 일교차가 심한 일부 경북 남부와 경남지역에서는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과주산지 또한 북부지역으로 점차 이동하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딸기의 경우 모종농사가 전체 작황의 상당부분을 좌우하는 실정이고 모종재배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고령지역의 현실이어서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 가운데 하나이다.
이를 잘 반영하듯 최근 정식을 마친 고령지역의 올해 딸기농가에서 모종이 폐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FTA로 인한 간접 영향 불가피

딸기는 타 과수에 비해 수입이 어려워 지금까지 국내 생산량으로 소비를 충당해왔고 최근까지는 공급량에 비해 수요량이 많아 타 작물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각 국과의 FTA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은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딸기의 경우 타 작물에 비해 FTA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있으나 값싼 외국산 과일이 밀려와 딸기를 대체하게 되면 그만큼 소비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FTA로 인한 간접적 영향과 노동집약적인 딸기 재배의 특성상 갈수록 노동력이 고령화되고 있는 지역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지역 딸기의 기반에 심각한 문제가 곧 닥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고령군의 한 관계자는 “FTA의 영향으로 국내 농업에 연간 약 8,000∼9,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갈수록 재배농가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연작으로 인한 피해와 기술력 부족 등이 이어져 향후 10년 내에 지역 딸기의 기반이 붕괴할 우려가 높다”고 전망했다.

딸기재배농가 줄고
                 대체작물 증가할 듯

이 같이 여러 가지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인해 앞으로도 고령지역에서는 딸기재배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체작물의 증가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과거 고령지역 내에서도 딸지 주산지로 꼽혔던 쌍림지역의 딸기농가에서 부추 등 타 작물로 전환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타 딸기재배 농가로 점차 퍼져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령지역에서는 부추 이외에도 미나리, 블루베리 등이 새로운 작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들 대체작물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 또한 이어지고 있고 기타 고소득 대체작물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딸기재배면적과 농가가 감소하는 반면 일부 재배농가를 중심으로 전략적 딸기생산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기존 물량 위주의 생산에서 품질 위주의 생산으로 그 추세가 변화하고 있는 것과 같이 수출이나 특정 대상 납품용 등으로 고품질 딸기를 전략적으로 생산하는 농가집단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딸기재배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시점이다.
이런 추세가 진행될 경우 기존 딸기품종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 작물에 비해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것이 딸기재배여서 기존 대부분의 농가에서 병해충에 강하면서 수확량이 많은 품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FTA 등 내외적인 영향으로 딸기소비 패턴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기존 수량 위주의 품종 선택이 딸기농사에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이를 대비해 수량이나 재배의 수월성을 넘어 향후 딸기소비 패턴 변화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고급 품종의 개발과 선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같은 변화에는 재배기술력 향상을 위한 노력과 시설투자에 대한 뒷받침이 따라야 할 것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