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남 논산

최근까지 주로 일본 품종인 육보, 장희 등이 우리나라 농가에서 재배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딸기 품종에 대한 로열티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으나, 논산에 위치한 충남 딸기시험장에서 국산 배급 품종을 잇달아 개발해 보급함으로써 논산 지역이 딸기 농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는 지난 1967년 채운면의 박용화씨가 보령에서 ‘다나’ 품종을 도입해 재배한 것이 딸기재배의 시초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이 지역의 딸기재배 면적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1990년에는 914ha로 재배면적이 정점에 이르렀고, 이후 소규모 감소 및 증가세를 지속해왔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논산지역은 1,900여 농가에서 약 850ha 면적에 딸기를 재배해 충남 재배면적의 45%, 전국 재배면적의 1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약 1,400억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는 논산의 대표적인 효자 작물이자 전국 최대 딸기 재배단지다.
고령지역의 2010년 기준 405농가 176.3ha 재배면적을 비교해봐도 논산지역의 딸기재배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2009년 기준으로 논산지역의 딸기 품종별 재배면적은 전체 850ha 가운데 설향이 527ha로 가장 많았고, 육보가 282ha로 그 뒤를 이었으며, 매향 10ha, 금향 10ha, 장희 5ha, 기타 16ha 순이었다.
기존 일본 품종인 육보와 장희를 밀어내고 국산 보급종인 설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고령지역과 비슷한 양상이지만 설향 이전에 국산품종으로 개발된 매향과 금향이 여전히 재배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물.노동력 부족
             타 농촌지역과 비슷>

이처럼 앞서가는 기술력과 전국 최고의 생산량으로 경쟁력을 갖춘 논산지역에서도 타 농촌지역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박용식 논산시농업기술센터 친환경기술과장은 “논산지역 또한 다른 딸기 재배지역과 마찬가지로 하우스 보온을 수막으로 처리하다 보니 수막보온에 사용되는 지하수 고갈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온풍기나 보일러 등 순환식 보온장치가 해결책이지만 비용이 과다해 농가에서 꺼리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딸기 농사가 다른 농사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항상 노동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농가의 고령화가 심각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작피해에 대한 우려 또한 타 지역과 비슷한 실정이다. 장기간 특정작물 재배로 인해 토질의 염분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후작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용식 과장은 “앞으로 발생할 연작피해가 실은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작 농가에서는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에 따라 농업기술센터에서는 후작으로 제염작물을 재배할 것을 적극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농업을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나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끊임없는 연구와
           교육으로 어려움 극복>

논산지역이 이처럼 우리나라 딸기 재배의 중심지로 떠오른 것은 끊임없는 연구와 교육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논산시 관계자는 “논산의 경우 딸기 재배가 지역경제를 좌우할 만큼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재배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매우 중요한 현실”이라며 “이에 따라 농가들에 대한 기술교육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농가의 교육 참여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는 한번에 800명의 재배농가가 참여해 약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교육장에서 수용하지 못해 복도까지 가득 메우는 경우도 있었다”며 교육 참여에 대한 농가들의 관심을 전했다.
결국 오늘날의 논산 딸기가 있기까지는 끊임없는 기술교육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농가들의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개발 뒤에는 지난 1994년 설립된 논산시 소재 충남 딸기 시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말 국내 딸기농가는 로열티 문제로 비상이 걸렸었다. 우리나라가 2002년 ‘국제신품종보호협약’에 가입하면서 그때까지 국내 딸기 재배에 주를 이루었던 일본 딸기 품종에 대한 로열티 문제가 발생, 당시 국내 딸기 품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던 일본 품종에 대한 로열티로 요구한 금액이 무려 70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논산 딸기 시험장에서는 1996년부터 국산 딸기 품종 개발에 착수해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결과 6년만인 2002년 국산 품종인 ‘매향’의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존 일본 딸기 품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데다 ‘매향’이 저온이나 병해충에 다소 약해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따라 병해충에 강한 품종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또다시 연구에 매달린 결과 2005년 ‘설향’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급속한 보급속도를 보이고 있는 ‘설향’은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아 맛이 좋은데다 재배가 쉽고 수확량도 많아 최근 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품종으로 자리잡았다.
이로써 최근까지 우리나라 딸기 재배품종의 주를 이루었던 육보와 장희를 급속하게 몰아내면서 로열티 문제도 해결하는 큰 수확을 거두게 된다.

<국내 딸기 품종 개발의
            메카 논산딸기시험장>

현재 논산시에는 딸기를 전담하는 담당(계)이 있을 정도로 딸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상당하다.
논산시의 한 관계자는 “논산시는 딸기 이외의 특별한 산업이 발달한 것이 없어 딸기 농사 자체가 지역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딸기재배에 대한 논산시의 노력에 더해 논산에는 현재 충남농업기술원 논산딸기시험장이 자리하고 있어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국내 보급종 딸기 품종이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고, 지금도 이 같은 연구와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논산딸기시험장의 최재현 박사는 “국내산 ‘설향’ 품종이 개발된 이후 아직까지는 이에 대적할만한 외국 품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떤 품종이라도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새로운 우량 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 박사는 최근 이곳 논산딸기시험장에서 개발한 품종 가운데 설향이 급속하게 보급되고 있는데 반해 상대적으로 병해충에 약해 재배면적이 떨어지고 있는 ‘매향’ 등에 대한 애착을 피력하고 있다.
최 박사는 “다른 딸기 품종에 비해 ‘매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람으로 친다면 ‘미스코리아’라고 할 수 있다”며 “다만 농가에서 설향을 선호하는 것은 병해충에 강해 농사가 쉽고, 수량이 많다는 이유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국내 딸기 시장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수량이 많은 설향 품종이 주를 이루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재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고급 품종을 찾는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고른 품질과 잘 생긴 외형의 매향이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의 딸기 시장을 전망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