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수 및 재배면적 감소세 뚜렷
 60년대 후반 시험재배를 거쳐 70년대 초부터 시작된 고령딸기의 재배역사는 80년대에 재배농가와 재배면적의 폭발적인 증가를 이루었고, 90년대 들어 전성기를 맞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재배농가의 노령화 등으로 인해 농가수와 재배면적의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7년간 고령딸기의 농가수 및 재배면적을 보면 지난 2005년산에는 549농가에서 239.2ha면적에 재배했던 것이, 2006년산에서는 513농가 221.1ha로, 2007년산에서는 508농가에 220ha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어 2008년산부터는 재배농가수가 500선이 무너진 497농가에서 214.6ha를, 2009년산은 476농가에 206.9ha, 2010년산에서는 농가수가 전년보다 다소 증가한 498농가였지만 재배면적은 오히려 감소한 206.1ha를 나타냈으며, 2011년산에서는 농가수 405호와 재배면적 176.3ha로 농가수와 재배면적 모두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농가수와 재배면적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서 보듯이 고령딸기가 2000년대 들어 점차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딸기 재배농가와 면적의 감소는 타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고령지역의 경우에도 젊은층의 도시로의 유출과 농가의 노령화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고 이로 인해 타 작물에 비해 노동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딸기 시설재배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존 노령화된 재배농가들이 농사를 포기하거나 농사규모를 줄이는 경우가 점차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반면 딸기 시설재배에 뛰어든 일부 젊은층에서는 해마다 재배면적을 조금씩 늘려 가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수가 재배농가의 노령화로 인한 농사 포기 및 재배규모 축소를 따라가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실정이다.
딸기 재배품종의 변화
국산 품종 설향 급증
 최근 들어 관내에서는 딸기 재배품종의 변화세도 뚜렷해지고 있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품종별 재배면적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8년산에는 전체 497농가 214.6ha 가운데 일본 품종인 육보가 443농가 160.1ha를 차지해 전체 재배면적의 74.6%를 차지했고, 같은 일본품종인 장희는 전체 재배면적의 약 20%인 42.9ha를, 국내에서 개발한 품종인 설향은 재배면적이 전체의 0.5%에 불과한 11.5ha에 그쳤었다.
이후 국내품종인 설향을 재배한 농가들을 통해 이 품종의 생산량과 품질 등이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이 품종을 재배하는 농가수와 재배면적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하듯 2009년산에서는 딸기 전체 재배면적 206.9ha 가운데 육보가 137.2ha(66.3%), 장희가 32.1ha(15.5%), 설향이 37.6ha(18.2%) 등으로 재배면적에서 설향이 장희를 앞질렀고, 수확량이 많지만 쉽게 물러 보관성이 떨어졌던 장희 품종의 쇠퇴가 시작됐다.
 이 같은 품종변화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2010년산에서는 전체 딸기 재배면적 206.1ha 가운데 육보가 109.2ha(53%), 장희가 18.1ha(8.8%), 설향은78.8ha(38.2%)로 나타났다. 이어 2011년산에서는 총 재배면적 176.3ha 가운데 육보가 75.6ha(42.9%), 장희는 5ha(2.8%), 설향95.1ha(53.9%)로 국내 품종인 설향이 일본 품종인 육보를 제치고 딸기 최대 재배품종으로 떠오른 반면 장희를 재배하는 농가는 거의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국내 품종인 설향이 이처럼 타 딸기 품종을 제치고 최다 재배품종으로 자리잡은 것은 앞서 설향 재배에 나선 농가들을 통해 품종과 수확량에서의 우수성을 검증받은 것이 주원인이지만 일본품종의 경우 최근 지속되어온 로열티 문제도 하나의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서서히 나타나는 연작장해의 문제점
 지난 70년대부터 시작돼 30∼40년을 지속해온 고령딸기는 연작장해 또한 서서히 새로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연작장해는 같은 작물을 같은 장소에 계속 재배할 경우 작물이 생육불량, 수량저하 등 품질이 뚜렷이 나빠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작물이 싫어하는 토양이라는 기지 현상이란 의미로 사용돼 왔다.
 연작장해는 같은 내병충성이나 흡비성 같은 동일 작물을 동일한 재배방식으로 연작할 경우 생기는 장애이지만 채소류는 일반 작물과 달리 다비재배를 하고 공통의 병해충에 걸리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작장해의 경우 하루아침에 눈에 보일 정도로 급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간과할 수 있지만 단순한 작물에 대한 피해뿐만 아니라 토양의 황폐화 등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어 방지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령딸기의 연작장해는 타 작물에 비해 후작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랫동안 딸기를 재배할 경우 딸기와 같은 특정 작물이 특정 성분만을 흡수해 토양의 산성화를 촉진하는 염분 등이 축적돼 지력이 약화됨에 따라 작물재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연작장해가 발생하거나 우려가 높은 딸기농가에서는 후작으로 벼나 옥수수 같이 염분 흡수율이 높은 작물을 심어야 한다고 농업 관계자들은 권고한다.
 고령지역의 딸기농가 상당수가 후작을 꺼리는 것과 관련 관내 한 딸기영농조합 관계자는 “관내 딸기농가 대부분이 타 지역에 비해 후작을 거의 하지 않고 있어 연작장해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처럼 후작을 꺼리는 것은 후작 작물에 대한 판로개척이 어렵고 홍수출하의 문제 등이 겹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후작으로 재배할 수 있는 신선편의농산물을 세척.포장할 수 있는 전처리시설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령지역 딸기농가들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기존 농사법과 경험에만 안주하는 안일한 사고를 고집함으로써 타 재배지역과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이는 농가의 고령화로 인해 새로운 재배법이나 기술접목에 어려움이 있는 현실과 잘 맞닿아 있는 실정이다.
 고령군의 한 관계자는 “이미 잘 알려진 것과 같이 고령 관내에는 상당수 딸기농가가 고령화되어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그만큼 부족해 이들 농가를 교육하는데도 적잖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면서 “꾸준히 새로운 영농법을 개발하고 연구함으로써 한발 앞서가는 농가로 거듭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