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딸기의 태동과 시험기
고령지역에 처음으로 딸기를 도입한 사람은 쌍림면 안림리 곽해석 씨로 지난 1967년 충남 천안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던 외삼촌 김복관 씨로부터 들여와 노지에서 시험재배에 성공한 것이 시초가 됐다.
곽 씨는 이어 지난 1972년 400여평의 논에서 노지재배에 성공해 지역 딸기재배의 산증인이 된다. 당시 노지재배는 딸기를 정식한 토양 위에 짚을 깔아 딸기 열매를 보호하는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곽해석 씨는 “70년대 초반 노지재배 당시에는 딸기 판매방식도 시장을 통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딸기밭을 찾는 현지 판매방식이었다”면서 “그 당시 수확철에 딸기밭에 몰려드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딸기재배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후 1975년 대나무를 이용한 터널재배에 성공했으며, 1978년에는 비닐하우스 반촉성재배에 성공해 그 해 3월 첫 출하의 기쁨을 누렸다.
곽해석 씨는 “지금은 딸기 수확기간이 6∼7개월이나 되지만 70년대 초 노지에 딸기를 재배할 당시에는 수확기간이 2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면서 “70년대 후반에는 반촉성재배에 성공했지만 모종의 휴면기간이 길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80년대,
본격 하우스 재배 및 재배면적 확대기
고령딸기는 80년대 들어 본격적인 하우스재배가 시작되면서 재배면적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고령딸기에 하우스 재배를 처음 도입한 사람은 쌍림면 합가리 김종수 씨로 1976년 당시 합가리에 많았던 대나무를 활용해 쌍림면 합가리 개실마을에서 시설재배를 시작해 이듬해인 1977년 봄에 수확한 것이 시초가 됐다.
70년대까지 쌍림면 안림리를 중심으로 재배되던 딸기가 쌍림 전역은 물론 고령읍 등으로 급속히 파급되면서 재배면적이 증가했고, 재배기술도 갈수록 발달한 시기였다. 1985년에는 반촉성재배가 안고 있던 휴면기간 장기화의 문제점을 극복한 촉성재배법이 성공해 이전 3월에 출하하던 것을 1월로 크게 앞당기는 등 첫 출하일을 획기적으로 앞당겼고 이 시기에 고령지역 딸기재배면적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어 1989년에는 비닐하우스 억제재배법으로 첫 출하시기를 당해 10월로 앞당겼으며, 수막재배법 도입을 통한 에너지 절감과, 전조재배를 통한 딸기 수확량 증대도 이루어지는 등 고령딸기의 전성기를 맞을 준비가 착착 이루어져 갔다.
곽해석 씨는 “80년대 후반 전조재배를 통해 모종의 휴면을 억제함으로써 딸기의 수량증대는 물론 품질면에서도 상당한 향상이 이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90년대 이후,
고령딸기의 전성기 및 쇠퇴기
1989년 처음으로 고령딸기의 전조재배가 시행된 이후 1990년에는 전조재배 면적이 130ha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딸기의 수량증가와 품질향상으로 인해 고령딸기는 전국적인 명성으로 이름을 날렸다.
곽해석 씨는 “90년대 초 당시 서울 청과시장에 출하하면 고령딸기를 선점하려는 상인들로 북적였다”면서 “당도나 품질면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령지역의 딸기재배 농가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한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재배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품질향상으로 고령딸기가 마침내 1995년 일본으로 수출되는 경사를 이룬다. 이후 2000년에는 51톤 2억1,600만원의 수출실적을 올렸고, 이듬해인 2001년에는 300톤 13억8,800만원의 수출을 이룬다.
또 안림원예영농조합이 2002년 농림부수출단지에 지정되고, 2004년에는 고령딸기의 산증인인 곽해석 씨가 박수열 씨와 함께 친환경딸기 유기농 첫 인정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룬다.
이 같은 친환경재배의 확대가 이어지면서 올해 농협연합사업단에서는 경기도교육청 학교급식으로 무농약 딸기를 공급했으며, 고령읍의 우리들엔영농조합은 농림부 원예전문생산단지에 지정됐다.
반면 90년대는 지역 딸기에서 서서히 문제점이 발생한 시기이기도 하다. 90년대 후반 들어 일부 농가의 납품 딸기에서 속칭 ‘속박이’가 나타나 시장에서의 신용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등 90년대 이후는 지역딸기의 명암이 엇갈리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