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는 칠월하순이다. 어디를 가도 푹푹 찌는 염천에 짜증 밖에 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들이 있어 이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다.
허리가 기역자 모양으로 굽은 데도 구슬 같은 땀을 흘려가며 파지를 모아 산더미 같이 끌고 가는 노파 뒤에, 장애인 남편이 절뚝거리며 따라가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우리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이른 새벽 칠십 대 중반 노인이 채소를 리어카에 가득 실고 옮기는데, 그  뒤를 밀어주는 초등학생들을 볼 때 우리들 마음을 기쁘게 한다.
요즈음 세상에는 사족이 멀쩡한데도 일은 안하고 공원이나 지하철 광장에서 빈둥빈둥 놀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들은 정부에서 주는 기초수급자로 연금을 타먹는 사람들이란다. 파지를 줍는 할머니도 물론 노령연금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시장바닥에 널브러진 파지를 미관상 주어모아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가계에 보태어가며 손자들의 용돈까지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국가에서 주는 쥐꼬리 만 한 연금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보다 전자의 노파부부가 우리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을 꺼리는 3D현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 살게 된 것은 우리 선조들이 힘들고 험한 일이라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해 왔기에 오늘과 같이 잘 살게 된 것이 아닌가.
IMF란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은 뒤에야 정신을 차린 것이 아닐까? 외환위기 이전에는 거리에 파지를 줍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었으리라! 요즘, 우리들 주변에 보면, 많이 달라져 가고 있다. 혹독한 시련을 겪은 뒤에야 정신을 바짝 차린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나이 많은 노인들이 탈 때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을 가끔씩 보게 된다. 이들 또한 우리를 기쁘게 한다.
밤늦도록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을 읽는 젊은이들을 보면 우리들 마음을 기쁘게 한다. 또한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 폰에 열중하고 있지만, 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가씨의 모습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집에서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우산 쓴 사람이 같이 쓰고 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아침 등하교 시 앞치마를 두르고 교통지도를 하는 엄마들을 보면 우리들 마음을 기쁘게 한다.
밤늦은 시각 여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같이 안내해주는 경찰관 아저씨들 또한 우리들 마음을 기쁘게 한다. 기차역에서 차표를 사기위해, 또는 사람이 많이 찾는 공공장소나 식당에서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들 마음을 기쁘게 한다.
또한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점심봉사를 하는 단체를 보면 우리들 마음을 기쁘게 한다.
지하철이나 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장애인이나 휠체어를 먼저 타도록 배려하는 시민들을 볼 때면 우리들 마음을 더욱 흐뭇하게 한다.
호스피스 병동에 시한부 환자의 고통을 잠시라도 덜어주기 위해 온 몸을 주물러주는 간병인을 볼 때 더욱 우리들 마음을 기쁘게 한다.
이 것 뿐이랴! 사회구석구석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때면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흐뭇하게 한다. 각박한 세상에 우리 주변을 보면, 서글퍼지는 것도 많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것들도 있으니,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