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고령 지역농협이 처한 현실과 농협 부실의 원인, 타 지역농협의 경영 노하우 등을 살펴보았다.
물론 농협마다 대내외적인 여건이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농협의 조합원인 농업인들의 농업 경쟁력 등도 달라 이에 따른 농협의 대처방법 또한 다양하게 표출될 수 있을 것이나 우리 지역농협들의 문제점을 짚어본 결과를 토대로 농협이 다시 조합원인 농업인들을 위한 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있다는 것을 직시하면서 지역농협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데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내실있는 경제사업의 지속적 창출

고령 지역농협은 지금까지 농촌지역이라는 한계성으로 인해 도시화한 농협들처럼 경제사업의 규모화를 실천하기란 사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지역의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실있는 경제사업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나가야 하지만 이런 방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소홀히 해왔고, 경제사업 분야에 있어서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대부분의 지역농협들이 농약 및 농자재 구매 와 판매, 마트 운영, 장재부 운영, 주유소 등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규모는 작고 인력운영은 방만해 영업비용이 과다 지출되는 악순환을 계속해오고 있다. 경제사업장에는 농약이나 비료 몇 포대를 판매하기 위해 농협직원 3∼4명이 상근하는 비경제적인 운영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경제사업을 과감히 통폐합해 일원화하고 조합에서만 할 수 있는 내실있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까지 지역농협에서는 농협 본연의 업무인 조합원을 위한 사업에는 소홀해왔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미 지적했듯이 개인 사업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농약 및 비료판매, 장재사업 등에 투자하는데 앞서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농산물 판매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일부 조합에서는 지역 농산물 유통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구성한 농협연합사업단 참여에 대한 관심마저 떨어져 과연 농협이 조합원들이 진정 필요로 하고 있는 농산물 유통에 어느 정도의 관심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상황에 이르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경제사업 분야에서도 특히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유통에 필요한 시설 설치 등을 통해 농협이 농산물 유통 경쟁력에 더욱 앞장서야 할 것이다.
또한 경제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의 인력운영에도 내실을 기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불필요한 경제사업 인력을 과감히 감축하고 일반 사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인력운영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예수금 대출, 밖으로 눈을 돌려라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농촌지역 특성상 조합원들의 급속한 노령화로 인해 대출을 통해 새롭게 투자하려는 조합원에 비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존 예대비율의 저조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지역농협의 경우 저조한 예대비율로 인해 남아도는 잉여자금을 중앙회에 예치하거나 채권매입 등 예수금 대출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고령 지역농협과 비슷한 현상을 겪었던 가야농협의 경우 기존 노령화한 조합원을 통한 예대비율 증가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조합원 자녀들 등을 적극 고객으로 유치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예대비율이 상당히 상승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지역농협에서도 이처럼 내부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탈출구를 밖으로부터 찾아내는데 힘을 써야 할 것이다.
기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라는 한계성을 벗어나 대출 고객을 다변화하고 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 지역에서는 농협뿐만 아니라 상당수 금융권들이 대출고객을 유치하는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 타 금융기관들 또한 인구감소, 경기위축, 대출조건 강화 등의 악재를 맞아 지역 내에서의 대출고객 창출에 한계를 느끼면서 외부 고객 유치에 발품을 팔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농협도 내부에서만 살아가려는 시각에서 벗어나 외부시장을 개척하는데 관심을 기울이면서 내실을 다지는 새로운 경영에 적극 나설 시점이다.

조합장 불법선거 조합원이 막아야

이미 타 지역에서도 여러 차례 불거졌지만 조합원들이 직접 투표하는 지역 농협의 조합장 선거가 우리나라 불법선거의 전형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우리 지역에서도 매번 조합장 선거 때마다 불법선거로 인한 말썽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 선거에서도 이 같은 병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실정이다.
돈 선거로 당선된 조합장은 각종 이권개입의 유혹을 물리치기가 그만큼 어렵고 이로 인한 조합의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스스로 조합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합장 불법선거를 스스로 차단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조합 자체에서도 선거철뿐만 아니라 평소 불법선거 방지를 위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조합장 선거에서의 조합 임직원 및 조합원 줄서기를 방지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조합장 선거 후 이들 파벌들간 갈등은 조합 발전의 또 다른 장애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농협 규모화를 위한 통폐합도 고려해야

현재 고령지역에는 산서 2개, 산동 2개 등 4개의 지역농협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농협들 또한 이전에는 관내 8개 읍.면에 각각 소재했던 8개 농협들을 지난 1993년 농협 합리화 조치로 인해 현재로 통폐합한 것이다.
그러나 조합원의 노령화 및 감소, 영농조합의 난립, 인구감소 및 경기위축 등으로 통폐합 조합들의 경영도 만만치 않은 것이 우리 지역 실정이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시·군 단위 1개 농협으로 통폐합한 지역이 나타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지역의 경우 산서지역 1개소와 산동지역 1개소 등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통합과정에서 예상되는 각종 문제점으로 인해 본격적인 통합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면 우리 지역에서도 농협 통합문제를 본격 논의해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지역농협의 통합과 관련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으로는 합병되는 지역의 조합원들이 자기지역에 조합이 없어진다는 우려를 나타낼 수 있고, 통합으로 인한 임직원의 구조조정 불가피로 인한 불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합병 이후의 문제점으로는 합병을 통해 이루려던 규모의 경제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할 수가 있으며,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이 지체될 경우 인건비 부담 등으로 경영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미 합병을 추진했던 조합들이 겪었던 이 같은 문제점들과 예상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