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비율 낮아 이자수익 감소

지난 호에서 살펴보았듯이 관내 지역농협의 지난해 기준 예대비율이 고령농협 46.3%, 다산농협 73%, 동고령농협 48.8%, 쌍림농협 40.1% 등으로 4곳 가운데 다산농협을 제외한 3개 농협의 예대비율이 40% 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예금을 정상적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지역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대출금을 제외한 상당액의 예수금은 비교적 안전한 채권을 매입하거나 농협중앙회에 예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그만큼 이자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루고 있고 이것이 지역농협 부실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지역농협의 예대비율이 왜 이렇게 낮은 것일까. 도시에 비해 인구의 노령화와 감소추세가 가파른 농촌지역이 비슷하게 겪고 있는 현상이지만 대출을 통해 재투자하는 인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의 경우 대부분 조합원을 중심으로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런 현실에서 조합원에 대한 대출이 그만큼 감소한데 주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관내 지역농협의 최근 5년간 조합원 수는 고령농협이 2006년 1,948명에서 2010년 2,128명으로, 다산농협은 2006년 1,318명에서 2010년 1,504명, 동고령농협은 2007년 2,412명에서 2010년 2,322명, 쌍림농협은 2006년 1,315명에서 2010년 1,305명으로 나타나 일부는 증가했고 감소한 조합도 그 감소폭이 크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대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협의 예대비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은 조합원 수의 감소 때문이라기 보다는 조합원들의 노령화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이가 많은 조합원들은 농사에 새롭게 투자하려는 경향이 현저히 적은데다 기존 대출금 상환이 이어지다 보니 예수금 증가에 비해 대출금이 증가하지 않으니 자연 예대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따라서 예대비율이 높아지려면 농업에 재투자하려는 젊은 조합원이 증가해야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대출조건이 과거에 비해 더 까다로워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각 금융기관들이 IMF 등을 겪어면서 부실채권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신용대출을 늘려나가야 한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물건이 있는 담보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은 여전하다.

경제사업의 비효율성 여전

농협에서 운영하는 경제사업은 사업규모와 실적에 비해 과도한 영업비용으로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도시지역처럼 대량의 고객을 확보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경제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비용과 유지.관리비용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 같은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령지역 농협의 2010년 기준 경제사업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고령농협 -7억5백만원, 다산농협 -4억8,300만원, 동고령농협 -9억6,100만원, 쌍림농협 -1천만원 등이다. 또 이들 농협들의 2010년 기준 경제사업 매출액 대비 판매비 및 관리비를 보면 고령농협의 경우 매출액 35억1,100만원에 판매.관리비 16억6백만원, 다산농협 매출액 70억7,700만원에 판매.관리비 15억1,800만원, 동고령농협 매출액 56억9,100만원에 19억8,900만원, 쌍림농협 매출액 34억6,100만원 14억6,800만원 등으로 매출액에 비해 판매.관리비가 과다하게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다시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과 비교해보면 고령농협이 5억2,800만원, 다산농협 7억3,500만원, 동고령농협 8억3,200만원, 쌍림농협 10억5,600만원 등인 가운데 영업비용인 판매.관리비는 이보다 훨씬 많이 소요돼 경제사업이 상당한 적자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일부 조합장의 비리도 조합 안정 역행

이처럼 내.외적인 조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조합의 내실 다지기에 박차를 가해야 할 일부 조합장의 직원 인사 등과 관련한 비리가 드러나면서 조합 경영에도 악재로 작용해왔다.
관내에서는 이전 조합장 일부에서 직원 인사와 관련한 뇌물사건 등으로 사법 처리되는 사태가 발생했었고, 유사한 사례에 대한 의혹이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또 조합장 선거가 실시되면서 불법선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에도 일부 농협장 선거에서 후보자가 불법선거로 고발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조합장 선거가 불법선거의 전형처럼 여겨지면서 일부에서는 선거를 통한 조합장 선출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합장 선거의 또 다른 문제점은 선거로 인해 조합의 직원이나 조합원 사이에 편이 갈라진다는 점이다. 결국 조합 전체의 이익을 위해 조합 구성원들이 움직이는 것보다는 특정 파벌의 이해관계에 의해 조합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위험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다.
지역농협의 한 조합원은 “조합장 선거에서 직원이나 조합원이 특정 후보편에 줄서기를 하다 보니 직원을 능력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조합원 선거가 마치 중앙정치의 정당정치처럼 변질되는 등 조합 본래의 순수한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나는 꼴이 되는 경우도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영농조합 및 각종 작목반 난립

2011년 4월 현재 관내에는 총 26개의 영농조합법인이 난립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영농조합 전단계 형태인 작목반과 각종 농업인 조직을 합치면 총 84개 농업단체가 구성돼 있다.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법인 설립 시 정부나 자치단체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농법인의 설립은 그 지역 농협에도 적잖은 영향를 끼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업법인들이 생겨나면서 이전 농협을 통해 해오던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각종 구매.판매 등의 사업을 이들 법인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농협 조합원들인 이들 법인 구성원들의 농협 이용이 그만큼 감소하고 있어 농협의 경영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초기 영농법인에서는 농협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분을 자체적으로 해결해나가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도 한 이유지만 최근에는 일부 영농법인의 경우 법인 구성원간 의견 충돌과 이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해당 영농법인을 이탈해 새 법인을 설립한 것도 영농법인 난립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영농법인의 난립으로 인해 일부 영농법인의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농협으로 흡수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딸기영농조합이 주를 이루고 있는 쌍림면의 경우 최근까지 8개의 영농조합법인이 난립하고 있었으나 최근 임천원예영농조합, 쌍림원예영농조합, 제일원예영농조합 등 3곳이 쌍림농협 공선회로 흡수돼 영농조합이 5곳으로 감소돼는 등 쌍림지역의 영농조합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