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많이 변해 가고 있다. 요즘 항간에 떠도는 세시풍습 이야기는 배꼽을 쥐게 한다.
  귀신 셋이 밤늦은 시각, 식당에 밥을 사 먹으러 왔단다. 이 늦은 시각에 어쩐 일이냐고, 주인이 물었다. 그 이유는 이랬다.
  한 귀신은 자기 제삿날 저녁 10시 쯤 되서 제삿밥 먹으러 아들집에 갔더니, 밤 8시 쯤 제사를 다 지내고, 차 밀린다고 다 떠나가고 없어, 배가 고파 밥 사먹으러 식당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또 한 귀신은 본인 제삿날이라 찾아 갔더니, 집안이 조용하고 불이 꺼져있더란다. 그리고 대문 입구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고 한다.
 “금년 제사는 해외여행가서 지내니, 아버님 해외로 밥 잡수로 오이소!” 라고.
그래서 내가 밥 한 그릇 얻어먹으려고 머나먼 외국까지 가겠느냐며, 식당을 찾아 왔다는 것이다.
또 한 귀신은 자기 제삿날 아들집을 찾아 갔더니, “아버님! 금년부터는 PC방에서 제사를 모시니, 그 곳에 가서 잡수시고 가십시오!” 라고. 그래서 인근 PC방에 가서 컴퓨터를 켰더니, ID를 넣으란다. 하도 귀가 차서 죽은 귀신이 무슨 ID가 있겠느냐며 쫄쫄 굶고 식당에 밥 사먹으러 왔다는 이야기다.
요즘 세상은 제사도 제 멋대로 지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죽은 귀신도 정신 바짝 차려야 자기 제삿날 밥 한 그릇 얻어먹는 오늘날 세시풍습이니, 그냥 웃어넘기기엔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칠, 팔, 구십 대 노인 셋이 눈탱이가 밤탱이가 돼 병원에 입원을 했다.
70대 노인에게 의사가 어떻게 해서 병원에 왔느냐고 물었더니, 식사 후 설거지 안했다고 마누라에게 얻어 터져 치료 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80대 노인은 왜 여기 왔느냐고 의사가 물으니, 저녁때가 다 돼도 마누라가 오지 않아 늦은 시각에 들어 온 아내에게 밥 달라고 했더니, 밖에서 밥 한 그릇도 못 얻어먹고 마누라만 기다린다고 얻어 터졌단다.
90대 노인이 병원을 찾은 이유는 이러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는데, 그만 죽지 않고 눈떴다고 한 대 얻어맞아 병원에 왔다는 이야기다.
이 두 가지 세시풍습 이야기는 물론 지어낸 이야기겠지만, 오늘날 우리 현실을 풍자하는 이야기로만 웃어넘기기에는 무언가 씁쓸한 생각이 든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삼식이’이야기 또한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남편이 밖에서 세 끼를 먹고 들어오면, 마누라가 ‘영식님’이라 부르고, 두 끼를 먹고 들어오면, ‘이식씨’라 부르며,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으면 ‘삼식세끼’라고 한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요즘 세상은 남자 수난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 지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