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대가야국 개국 설화 있었으니 난생설(卵生說)과 정견모주설(正見母主說)일러라.
우두산(牛頭山·가야산의 별칭) 영봉의 산신(山神)인 정견모주 여신(女神)이 천신(天神) 이비가(夷毗訶)와 교령(交靈·산 자와 죽은 자와의 교합)해 두 아들을 낳았고
형은 뇌질주일(腦窒朱日)이고 동생은 뇌질청예(腦窒靑裔)였을지니
동생 뇌질청예는 김해에서 가락국을 세우고
형 뇌질주일 또한 나라 세웠으니 그 이름 대가야국(大伽倻國)이었어라.

가야영봉 정기는 주산(主山)에 머무르고
주산에 모인 정기 골골마다 뻗치었네
대가야의 웅혼한 역사는 위대한 발자취로 남은 고귀한 유산일지니
대가야국 옛 터전, 예가 복지(卜地) 아니런가.
악성 우륵(樂聖于勒)이 가야국 가실왕(嘉悉王)의 명을 받아 만든 가야금
그 정취(情趣) 저엉, 저어엉…! 들리는 듯하고
야금(冶金)의 망치질 소리 지축을 울렸으니
풀무질의 ‘제철 왕국(製鐵王國)’이 되고
그게 바로 나라의 힘이 되는 철의 왕국 위상(位相)이라
왜국(야마토·大和시대)과 남지나인(南支那人)이 몰려왔구나
철, 금은, 곡물 등의 무역의 길이 열리고
대가야국 선진 개척 정신과 진취적 기상의 힘을 모으니
오백 년의 가야국 맹주, 찬란한 문화유산의 터전이 되었네.
 
낙동강 물길 따라 터 잡은 우리 대가야 고령
이제야 으뜸가야, 야사(野史)가 정사(正史)로 되려는 듯
가야문화권의 유적 발굴·조명이 국책인 듯
새 시대 새 물결에 따라 ‘새 낙동강 시대’ 열리려 하네.

가장 강성했다는 대가야인데
1대왕 이진아시(伊珍阿豉), 9대왕 이뇌(異惱), 16대왕 도설지(道設智)만 기록에 있다니,
가락국은 역대 왕이 오롯이 있는데
AD 42에 개국한 대가야국은 ‘16대 521년’이나 이어왔는데, 왜 역대 왕의 기록조차 없는가
밝혀내어 묻혀 있던 새로운 ‘철의 제국’ 역사를 다시 열어가야 하리라.

700여 基 지산동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에 잠정 등록이 되고
새 시대 새 물결이 일어나 ‘새 낙동강 시대’가 열리려 함인 듯
이제야 그 서광(瑞光)이 비치려는 듯도 하는,
오늘의 우리 대가야일러니
그 유장(悠長)한 선사(先史)를 모르고
백화제방식 유추·추정만이 분방(奔放)하는
우리 후예들의 몰각(沒覺)을 질책이나 하는 것은 아닐까?
 
난생 설화를 암시나 하는듯한 개진면 양전리 알터의 암각화가 있고
고대 생·활·사(生活死)를 함축하는, 처음 발견된 순장묘도 있음이니
다만, 대가야국 저편의 신령한 선사인의 역사가 있을 지도 모를진대
영원히 닫혀 있을 그 몰각을 걷어 내고
그리고 밝혀지는 족적[역사]의 의미를
다시 찾아 되새기게 하는 것이 대가야의 사명이거늘
찬란했던 역사, 그게 바로 대가야의 자존감이요 자긍심일러니…!

역사의 고전 삼국유사에 개국 설화 있고
가장 강성했던 가야, 가야 중의 가야 대가야였었는데
삼국이 아니라 ‘사국’이 될지 누가 알랴!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